증권가, 현대重 1320억원·삼성重 752억원 ‘영업손실’ 예상조선업계 “올해까지 보릿고개 이어질 것”
  • ▲ 현대중공업의 17만6000㎥급 LNG운반선. ⓒ현대중공업
    ▲ 현대중공업의 17만6000㎥급 LNG운반선. ⓒ현대중공업
    조선 빅3가 인건비 등 고정비에 발목이 잡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보릿고개’를 넘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비해 다소 나은 모습이지만, 빅3는 여전히 2년 전 있던 ‘최악의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오는 23일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진행한다. 대우조선은 다음달 중순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선업계의 ‘맏형’ 현대중공업은 지난 1분기 매출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등으로 매출액 3조425억원, 영업손실 12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액은 29.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앞서 매각했던 현대호텔과 러시아 고압차단기공장 등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비핵심자산을 정리하고 있지만, 2년 전 극심한 수주절벽에 따른 일감부족에 대처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올해 2분기 실적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이 2분기에 132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케이프투자증권은 해양플랜트 사업부문의 유휴인력 발생 등으로 영업손실 19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년째 수주가 없는 해양플랜트 부문이 현대중공업의 매출감소를 주도하고 있다”며 “매출 하락세가 뚜렷하고 환율도 회복되지 않아 이익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1분기부터 수주잔고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1분기 적자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6년 글로벌 조선업 불황으로 수주실적이 5억 달러에 그쳤다. 이로 인해 지난 1분기 매출액 1조2408억원, 영업손실 478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적자폭은 1분기에 비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은 삼성중공업이 2분기에 매출액 1조2270억원, 영업손실 75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수주잔고 부족에 따른 건조물량 감소로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감소했을 것”이라며 “매출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와 강재가격 상승 등이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대우조선은 올해 1분기 조선 빅3 중 영업이익 2986억원을 달성해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대우조선 역시 다른 조선사와 마찬가지로 2016년 경기 불황으로 11척 밖에 수주하지 못했지만,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한 원가절감 노력으로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2분기에는 순항세가 다소 꺾일 것으로 예측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2분기 영업이익으로 95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흑자세는 이어가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85.7%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최근 조선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올해 상반기 글로벌 선박 수주시장에서 중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 세계 발주량 1234만CGT 중 우리나라는 496만CGT를 수주했다. 경쟁국 보다 기술력 측면에서 가진 우위를 바탕으로 선박 발주를 싹쓸이했다. 특히 LNG 수요증가에 따라 다수의 LNG운반선을 수주한 점이 컸다.

    그러나 조선업 특성상 신규수주한 물량은 설계 등의 공정을 거쳐 수익으로 산정되기까지 2~3년이 소요된다. 이로 인해 당장 조선업 경기가 활황세로 돌아서도, 국내 조선사의 실적이 대폭 증가하지 않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년 전 있었던 글로벌 불황으로 국내 조선사들은 최소 올해까지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기는 힘들다”며 “이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고정비를 줄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 빅3 노동조합은 최근 본격적으로 파업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일 올해 첫 전면파업을 실시했고, 대우조선은 임금인상을 외치며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노사 임금협상을 진행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