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요금인하…고객 실익 없는데 가입 강요중저가 요금제 대비 데이터 제공량 25배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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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요금제 개편이 일단락된 가운데 요금제 간 데이터 혜택 차이를 두고 소비자들의 지적이 잇따르는 분위기다.

    이통 3사 모두 중저가 요금제에 비해 고가 요금제인 데이터 무제한 상품의 혜택을 대폭 강화하는 등 요금제 혜택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이번 요금제 개편 내용을 두고 이통사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의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향후 추가 개편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지난 18일을 기점으로 올 상반기 한차례 요금제 개편을 마친 상태다. 이통 3사 모두 이번 요금제 개편을 통해 기본 100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신규 상품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지난 2월 가장 먼저 요금제 개편을 완료한 LG유플러스는 속도와 용량에 제한이 없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월 8만8000원)'를, KT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인 '데이터온 프리미엄(월 8만9000원)'과 '데이터온 비디오(월 6만9000원, 100GB 데이터)'를 각각 출시했다.

    SK텔레콤 역시 신규 상품인 'T플랜 라지(월 6만9000원, 100GB 데이터)', 'T플랜 패밀리(월 7만9000원, 150GB 데이터)'와 완전 무제한 요금제인 'T플랜 인피니티(월 10만원)'를 내놓으며 요금제 개편 행렬에 가세했다.

    해당 요금제 모두 최소 월 100GB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 반면, 아래 단계로 내려갈 경우 데이터 제공량은 현저리 떨어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SK텔레콤 T플랜 라지의 바로 아래 단계인 'T플랜 미디엄'은 월 5만원의 요금으로 가격 부담이 덜하지만 기본 데이터 제공량은 4GB에 불과해, 두 요금제 간 데이터 제공량의 차이는 25배에 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스마트폰(4G) 가입자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약 6.9GB,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의 경우 약 18.9GB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출시된 고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에 비해 실제 사용량은 5분의 1 수준에 그치는 모양새다.

    더욱이 과기부의 이용자 통계 분석시 월 100GB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가입자는 1% 미만으로, 가입자 100명 중 99명은 데이터를 모두 소진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다수의 스마트폰 이용자는 데이터 혜택을 위해 중저가 요금제보다 2만원 가량 높은 고가 요금제 가입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저가 요금제를 세분화하고 혜택을 보다 강화해 선택의 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가족 및 지인과의 요금제 결합을 통한 데이터 공유를 권하고 있지만, 대상과 횟수 측면에서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현재 고가 대용량 요금제에 혜택이 몰리다 보니 데이터를 아주 많이 쓰거나 적게 쓰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딱히 선택할 만한 상품이 없다"며 "다양한 수요를 반영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