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OLED로 직행...파주공장 라인 전환 여부 연내 결정"2021년 OLED 대형패널 1000만대 생산 목표"
  • LG디스플레이가 OLED 중심으로 사업의 구심점을 옮기는데 한층 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2분기 바닥까지 떨어진 LCD 판가로 적자 규모를 키운 대신 앞으로는 OLED로 빠르게 사업구조를 전환해 실적 개선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25일 2018년 2분기 기준 매출 5조 6112억 원, 영업손실 228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 983억 원 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손실 규모는 2000억 원대까지 커졌다.

    LG디스플레이가 2분기 연속 적자를 낸데는 무엇보다 중국발 물량 공세로 LCD 패널 판가가 급격히 하락한 탓이 컸다. 공급 대비 세트업체들의 구매 감소로 수요가 줄면서 이중고를 겪었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와는 다르게 앞으로 LCD 판가 추세 변화를 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날 있었던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기존에 예상했던 판가 낙폭이 매우 가파르고 빨랐다"며 "예전이었으면 이같은 추세가 6개월 정도 지속되겠지만 상황변화가 크기 때문에 과거 패턴을 다 반영하지 않고 보수적으로 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LG디스플레이는 파주공장 LCD TV패널 생산라인을 OLED로 직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CD에서 OLED 라인으로 완전한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 시점은 연내가 될 예정으로 결정 이후 실제 라인이 전환되는데는 1년 가량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다. 전환 비용도 1조 원 이내로 가능하다고 LG디스플레이는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투자안에도 이같은 LCD 불황 요소가 반영돼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2020년까지 투자 규모를 3조 원 가량 축소키로 했는데 축소분은 대부분 LCD에 대한 투자금이다.

    LCD 불황이 깊어짐에 따라 대규모 투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진 것을 의식한 의사결정이라 할 수 있다. 투자금 조달도 대부분은 내부 운용자금을 관리해 조달하고 차입 수준을 높이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키로 했다.

    2020년 이후에는 투자규모를 현저히 줄이는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A) 이내의 투자 수준으로 돌아갈 것임을 강조하는 것 뿐만 아니라 2020년까지는 필요재원을 케펙스(생산능력) 대비 1조 원 이상 여유롭게 집행해 사실상의 핵심 투자는 2020년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가 이처럼 OLED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었던 데는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광저우 OLED합작공장 구축 허가를 받아낸 것도 한 몫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 중국정부의 요구사항이 과다해 허가가 지연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런 불확실성을 이번에 해소하면서 OLED 전환에 가속이 붙었다. 중국 공장 준공에 현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도 LG디스플레이에는 긍정적 요소다.

    빠른 OLED 전환으로 LG디스플레이가 궁극적으로 목표로 두고 있는 바는 OLED 대형 패널 생산을 늘려 대중화하는 것이다. 내년에는 400만 대의 대형 패널 생산을 계획하고 있고 2020년에는 700만, 2021년에는 1000만 대의 대형 패널 생산 기록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김 부사장은 "중국 광저우 공장 신설도 이같은 1000만 대형 패널 생산을 위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