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자율주행-IoT' 5G로 연결… "통재권 해킹시 재난 우려"시장 창출 견인 및 보안 패러다임 바꿀 핵심 기술 '낙점' 4차 산업혁명 앞두고 관련 기술 생태계 조성 움직임 탄력
  • ▲ SKT '양자난수생성 칩'ⓒSKT
    ▲ SKT '양자난수생성 칩'ⓒSKT

    이통사들이 5G 시대, 보안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양자암호통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G 기술이 상용화되면 빌딩이나 자율주행차, IoT 기기들이 5G로 연결되는 만큼 해킹 등 내외부 공격으로 통제권을 뺏길 경우 엄청난 재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자암호통신은 분자보다 더 작은 단위인 '양자'를 활용한 암호화 기술이다.

    에너지의 최소 단위인 양자의 복제 불가능한 특성을 이용해 제3자가 중간에서 통신 정보를 가로채려고 시도할 때 이를 방지하고, 송·수신자는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때문에 이통사들은 기존 4G에 비해 더 빠르고 다량의 데이터를 주고받는 5G 시대를 앞두고, 양자암호통신을 궁극의 보안 기술로 보고 있다.

    업계는 이통3사 중 양자암호통신 개발에 가장 앞선 기업으로 SK텔레콤을 꼽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 양자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개발해 오고 있다. 2016년 세계 최초로 '세종-대전'간 LTE 전송망에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했으며,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5x5mm)의 '양자난수생성기 칩'을 개발했다.

    양자난수생성 칩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패턴이 없는 '순수 난수'를 만들어내는 장치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 2월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를 700억원에 인수했다. SK텔레콤은 IDQ 인수를 통해 양자암호통신은 물론 양자센서 분야 기술력도 확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SK텔레콤의 관련 기술력은 해외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은 독일 이통사인 도이치텔레콤 네트워크 시험망에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을 적용키로 했으며, 미국 양자암호통신 전문 기업 퀀텀익스체인지(QuantumXchange) 사에 총 100억원 규모 양자암호통신 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KT 역시 관련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T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으로 1대 다(1:N) 양자암호통신 시험망을 연구해 지난 2월 구축에 성공했다. 이 시험은 KT 상용 네트워크 환경에서 하나의 서버와 다수의 클라이언트가 동시에 양자암호키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KT 측은 기존 방식과 다르게 한 장비로 다수 지점과 동시 양자통신이 가능해 경제적인 망 구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KT는 국내 양자통신 기술 관련 우수 기업 및 연구소와 '양자통신 에코 얼라이언스(Eco Alliance)'를 출범했다. 여기서는 KT가 국내외 통신업계와 함께 핵심 양자기술을 확보하고, 양자통신 상용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KT는 또 지난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T)의 연구그룹 정기총회에서 양자암호기술의 표준화 연구를 공식적으로 시작할 것을 제안하는 기고서를 발표하며, 표준화 주도 작업에도 돌입했다.

    LG유플러스는 양자암호통신 업무를 기존 기획팀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5G 전송팀으로 변경했다.

    경쟁사에 비해 조금 늦게 해당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선제 기술력을 가진 해외 이통사와 협업은 물론, 양자암호통신 기업 인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시장 창출을 견인하고, 보안의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기술로 '양자암호통신'을 낙점한 모습"이라며 "미국, 중국 등 선진국들도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는 만큼, 국내 이통사들의 관련 기술 생태계 조성 움직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Market Research Media는 최근 글로벌 양자암호통신 시장이 2025년 26조 9000억원 규모로 높은 시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