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유찰·수의계약 끝에 오는 28일 총회 개최우선협상대상자 HDC현산, 독소조항 등 논란 일축
  • ▲ 자료사진. 반포주공 전경. ⓒ연합뉴스
    ▲ 자료사진. 반포주공 전경.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 우선협상대상 시공사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오는 28일 총회를 앞두고 HDC현대산업이 제출한 수의계약서에 '독소조항'이 포함됐다는 지적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HDC현산의 시공사 선정에 조직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HDC현산 측은 해당 지적의 경우 이미 서울시 표준계약서로 변경하겠다고 밝힌 만큼 문제가 될 사안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계속되는 유찰과 정부의 재건축 시장에 대한 강경한 대응 등으로 장기간 진통을 겪은 만큼 총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3주구 재건축조합은 28일 오후 서포구 반포동 엘루체에서 총회를 열고 HDC현산에 대한 시공사 선정 찬반투표를 한다.

    조합은 지난해 11월부터 두 차례 시공사 선정을 위한 경쟁 입찰을 했으나, HDC현산만 단독으로 참여해 모두 유찰됐다. 시공사 수의계약이 가능해진 조합은 지난 4월 HDC현산을 시공사 선정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때만 하더라도 조합은 6월 총회를 열고, HDC현산을 공식 시공사로 인정하는 수의계약을 체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계약서에 독소조항이 포함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HDC현산이 제출한 수의계약서에는 사업계획 변경, 사업추진경비 증감 등을 통해 공사비 증액이 예상되는 경우 조합원에 관리처분계획 변경을 요구할 수 있고, 만약 이에 불응할 경우 시공사가 서면 통보만으로 공사를 중단하고 금융기관에 제반 사업 추진 경비대여 중지를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까지 담겼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HDC현산 관계자는 "이미 독소조항이 삭제된 서울시 표준계약서로 하겠다고 조합 측에 제안한 상황"이라며 "계약서와 관련한 수정 등의 업무를 대의원 협상단에 일임해 협의하자는 게 회사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한 1차 입찰 제안을 했던 2017년 11월과 올해 4월 수의계약 제안이 달라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합에 따르면 HDC현산이 1차 제안서에는 총공사비 8087억원 가운데 1213억원이 무상 특화비로 제시됐는데, 이번에 제출한 수의계약서에는 그 내용이 빠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도시정비법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HDC현산 측은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진행 기간이 길어지는 사이 재건축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정책기조가 점차 강경해졌고, 지난 2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개정됐다"며 "무상특화의 경우 지난 2월 회사가 사비를 들여 해주는 것이 아니면 제시할 수 없도록 됐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일부 조합원들의 반발은 끊이지 않고 있다. '평조합원 100인'이라는 모임을 결성하고 "28일 총회 불참 또는 참석시 반대투표"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이 관계자는 "경쟁 입찰보다 수의계약 조건이 나쁠 것이라고 단정하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 같다"며 "기존의 공사비 내에서 설계안을 업그레이드해 1·2·4주구, 한신4차, 신반포15차 등 인접 단지보다 뛰어난 특화설계와 반포천 특화와 같은 부가제안을 통해 차별화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3주구는 수도권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 역세권 단지로 현재 전용 72㎡ 총 1490가구 규모다.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동, 총 2091가구로 새로 지어질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8087억원이며 올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사업지 중 최대 규모다.

    시장에서는 사업 규모 못지않게 향후 강남권 재건축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사업지로 꼽힌다. 인접 1·2·4주구나 한신4지구 등 최근에 시공사를 선정한 단지와 함께 '반포'라는 지역을 대한민국 최고 부촌의 역사를 바꿀 지역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합 내부에는 여전히 크고 작은 불협화음이 있지만, 많은 조합원들도 10개월여 동안 진통을 겪었기 때문에 대체로 이번 만큼은 시공사 선정에 실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 ▲ HDC현대산업개발 측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측에 보낸 공문. 본 공문에는 '독소 조항' 논란이 된 계약서를 서울시 표준계약서로 협의한다는 입장이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 HDC현대산업개발 측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측에 보낸 공문. 본 공문에는 '독소 조항' 논란이 된 계약서를 서울시 표준계약서로 협의한다는 입장이 있다. ⓒHDC현대산업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