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협회, 24일 임시주총 개최...최정우 회장을 철강협회장에 공식 선임업계, '위드 포스코' 넘어 '위드 스틸 인더스트리'로 나아갈 것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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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이번주 한국철강협회장에 공식 선임된다. 업계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날로 심각해지는 통상 문제와 함께 배출가스 규제, 전기료 인상 등 협회장으로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포스코 슬로건으로 내세운 '위드 포스코'를 넘어 '위드 스틸 인더스트리'로 나아갈 것을 바라는 분위기도 있다. 그간 포스코 회장이 철강협회장으로서의 역할은 미미했던 만큼, '함께'라는 가치에 중점을 둔 최 회장에게서, 새로운 리더십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철강협회는 오는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한국철강협회 협회장으로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최정우 회장을 비롯해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등 업계 대표들이 참석해 새 협회장 선임을 축하할 예정이다.

    협회장직을 맡는 최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는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미국으로부터 시작돼 유럽연합(EU), 캐나다를 넘어 인도까지 번지고 있는 철강 수입 규제를 들 수 있다.

    인도는 최근 한국·일본산 철강 제품 수입이 급증하자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세이프가드 카드를 꺼내들었다. 아직은 검토 단계지만, 현실화 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업계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앞서 캐나다 역시 열연강판을 포함한 7개 품목에 대해 세이프가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자국 철강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규제 조치를 펼치는 이들 국가에게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업계는 정부와 긴밀한 소통으로 적극 대응해, 사전에 수입 규제 정책을 차단하는 것이 최선이라 판단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강협회장이 업계와 정부 중간에서 소통 창구로서의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만 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포스코는 월드 프리미엄이라는 제품을 내세워, 지금과 같은 보호무역주의에도 수출에 크게 타격을 입지 않은 경우가 많다"면서 "기술력이 딸리는 중소업체들은 일반재를 수출해야만 먹고 살 수 있다. 그런데 수출길이 막히면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대외적으로 통상 문제를 들자면, 내적으로는 배출가스 규제, 전기료 인상 등의 이슈가 있다. 물론 배출가스 규제는 아직 진행 단계고 전기료 인상 역시 내년으로 미뤘지만, 업계 내 잔존하는 최대 리스크임에는 부인할 수 없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국무회의를 열고 3년간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17억8000만톤으로 설정하는 내용의 배출권거래제 2단계 할당 계획을 확정했다. 이 중 산업부문 할당량은 8억9067만톤으로 기존에 산정한 배출량 대비 1% 줄었다.

    철강업은 기존 할당량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돼, 배출권을 추가로 구매하거나 감산을 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국내 철강사들이 배출가스 규제를 크게 우려하는 이유다.

    전기료 인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기업들의 부담을 우려해 올해 인상하는 방안은 철회했지만, 내년에는 결국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와 한국전력은 올해 12월까지 오후 11시부터 오전 9시까지 사용되는 산업용 심야시간(경부하) 사용 전기요금을 인상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철강업계를 비롯한 산업계 반발이 거세자, 올해 내로 조정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미루겠다 밝힌 바 있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전기로를 보유한 철강사들은 전기료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현대제철의 경우 한해 전기료만 1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보호무역으로 수출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마저 철강업을 외면하는 분위기"라며 "최 회장이 철강협회장으로서 정부에 이같은 업계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잘 수행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이 많은 업종 특성을 파악해, 이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잘 전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협회 회원사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중소업체들의 다양한 요구사항도 폭넓게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철강협회장은 철강협회 회원사의 대표가 아니라 국내 철강업계를 이끌어 가는 중요한 자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중소업체들의 다양한 목소리도 귀 기울여 듣는 포용력을 최 회장에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철강업의 영속성을 저해하는 국내외 다양한 위기들을 업계가 힘을 모아 극복할 수 있도록 최 회장이 구심적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