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0년차’ 최 회장, 인수합병으로 SK 퀀텀점프 달성SK하이닉스, 6년 새 34배 성장… 그룹 전체 영업익 80%
  •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8 확대경영회의에서 일하는 방식의 혁신에 관한 관계사 CEO들의 발표를 듣고 있다. ⓒSK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8 확대경영회의에서 일하는 방식의 혁신에 관한 관계사 CEO들의 발표를 듣고 있다. ⓒSK
    최태원 SK 회장의 인수합병 성공 스토리가 재부각 되고 있다. 취임 20년을 맞이한 그는 그간 굵직한 인수합병으로 SK를 재계 3위로 이끌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여전히 사업확장을 위한 M&A를 추진하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과거 정유화학과 이동통신사업 인수로 그룹의 1·2번째 도약을 이뤄냈다. 아울러 반도체 관련 기업 인수로 그룹 내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3번째 퀀텀점프도 가시권에 뒀다.

    최태원 회장의 1998년 취임 당시 SK그룹의 자산은 약 32조원이었다. 이후 SK의 자산은 다수의 인수합병 성공으로 지난해 기준 189조원으로 6배 가량 늘었다.

    SK하이닉스와 SK실트론은 비교적 최근 SK그룹에 편입됐다. 이들 기업은 2010년대 중후반 SK그룹의 성장을 주도하며, ‘황금알’로 불리고 있다. SK가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도체 산업 진출을 선언했던 최태원 회장의 의지가 실적으로 증명된 것.

    하이닉스는 지난 2012년 SK에 편입돼, 그룹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수 직전인 2011년 4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기준 13조7000억원으로 약 34배 늘었다. 이를 통해 하이닉스는 SK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호황 바람에 편승한 영향도 있지만, 최 회장을 중심으로 한 책임경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슈퍼 사이클을 예측하고 2013년 이후 매년 1조원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 점도 하이닉스의 실적상승에 한몫을 단단히 했다.

    SK실트론도 최태원 회장의 인수합병 성공사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초 LG로부터 인수한 실트론은 2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영업이익이 3배 가량 늘었다.

    SK실트론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89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74.9% 늘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1761억원)은 이미 지난해 영업이익(1325억원)을 넘어섰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전략적 대주주 입장에서 인수합병 등 그룹 차원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현재도 SK를 영속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목표 아래 인수합병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의 인수합병 욕심은 최근 ▲반도체 소재 ▲바이오·제약 ▲공유경제 등에 맞춰져 있다. 이는 SK가 신성장동력으로 선택한 분야다. 이 중 반도체 소재 분야는 SK실트론과 함께 OCI에서 인수한 머티리얼즈를 중심으로 어느 정도 얼개를 갖춘 모습이다.

    바이오·제약은 지난달 미국 원료의약품 생산기업 ‘엠팩’ 인수로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의 엠팩 인수가 최태원 회장의 ‘20년 뚝심’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 회장이 그동안 바이오·제약에 눈독을 들여온 만큼 엠팩을 시작으로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투자와 기업 인수가 진행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SK는 공유경제 활성화 분야에서는 반도체 소재와 바이오·제약과는 다소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선 두 분야가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진출 및 확장에 나선 반면 공유경제는 다른 기업과 함께하는 일부 지분 투자로 향후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차량공유(카셰어링) 업체 쏘카와 그랩이 대표적이다. SK는 쏘카의 2대 주주로 지분 27.93%를 가지고 있다. ‘동남아판 우버’ 그랩의 경우 투자 지분율이 10% 미만이다.

    투자전문 지주사인 SK㈜ 관계자는 “공유경제 분야는 일부 지분매입을 통한 선제투자로 시장성장세를 파악하고 추가 투자나 인수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미래 먹거리로 지정한 3개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 성장을 위한 인수합병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취임 20주년을 맞아 올해를 ‘뉴 SK’의 원년으로 정하고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는 올해부터 경영지표뿐만 아니라 사회지표도 수치화하는 DBL(더블보텀라인)을 관계사 평가에 포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