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회장 지배력 강화 위해 주식 스왑 시 사업회사 주가 중요현재 ㈜효성 주가 재상장 당일 시초가 대비 40% 하락…화학만 올라
  • ▲ 효성 마포 본사.ⓒ뉴데일리
    ▲ 효성 마포 본사.ⓒ뉴데일리
    효성그룹이 연내 지주사 체제 완성과 지배구조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유상증자가 필수적이어서, 이르면 다음달 추진될 전망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인적분할을 단행한 효성이 이르면 다음 달, 적어도 10월 안으로는 유상증자를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내 지주사 체제 완성을 위해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유상증자를 서두를 것이라는 게 재계 시각이다.

    앞서 효성은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주회사인 ㈜효성과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효성중공업 등 4개 회사를 분할했다. ㈜효성 및 신설 4사는 지난달 13일 유가증권 시장에 재상장했다.

    이제 효성은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유상증자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행 지주회사법상 지주사는 자회사의 지분 2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지주사인 ㈜효성은 4개 계열사 보유 지분이 5.26%에 불과해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효성이 유상증자를 통한 지분 스왑으로 조현준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주사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 오너 일가가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 지분과 바꿔 지배력을 높이는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인적분할 방식으로 주요 사업부문이 분할됨에 따라 지주회사인 효성의 분할 직후 신설회사 보유 지분율은 5.26%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분할 이후 최대주주가 보유한 신설회사 지분을 존속회사에 현물출자 하는 등의 지배구조 안정화 작업이 추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상증자는 오래 전부터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도구로 활용돼 왔다. 지주회사가 유상증자를 할 경우, 일반 투자자는 큰 관심이 없는 반면 오너일가는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위해 사업회사 지분을 내던지고 지주사 지분을 택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조현준 회장의 경우도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한 지배력을 높여야 한다. 조 회장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인 ㈜효성 외에도 4개 계열사 지분을 각 14.59%씩 확보하고 있다. 보다 안정적인 경영권을 위해 오너 일가 상한선인 30%까지 지분 확보가 필요한 셈이다.

    문제는 뒷걸음질 치고 있는 주가다. 재상장 당일 시초가를 기준으로 ㈜효성(7만9300원)은 현재 4만2000원대로 40% 이상 하락했다. 현 시점에서 재상장 당일 시초가 대비 효성티앤씨(22만8000원)는 10%, 효성첨단소재(22만3000원)는 27%, 효성중공업(5만9800원)은 21% 떨어졌다. 효성화학(11만5000원)만 54% 상승했다.

    조 회장이 지주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크게 높이기 위해서는 사업회사 주가가 중요하다. 사업회사 주식을 시장 가격으로 평가한 뒤 그 값에 해당하는 지주회사 주식을 배정하기 때문에 사업회사의 주가가 높을 수록 오너 일가에 유리하다. 재계에서는 현 시점에서 4개 계열사 지분을 ㈜효성 신주와 맞바꾼다면 지분율은 30%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효성 사업회사들의 주가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생각보다 상황이 좋지 않지만 매번 우호적인 상황일 수는 없다"면서 "유상증자 이후 해외 계열사 정리 등 해야 할 작업이 남아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효성은 최근 각 사업회사를 중심으로 기업설명회인 '코퍼레이트 데이'를 열고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위상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유상증자 시기에 대해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며 "연내 안으로 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