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월 중 25조 늘어 1493조2000억 잠정 기록올해 입주 물량 폭탄으로 은행 대출 규모 확대증감액 100조대 지속…증가율 6분기 연속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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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기에 이어 2분기 가계부채 규모도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우면서 15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대출 규제 강화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해도 증감액이 100조원대를 유지하는 점, 부채가 소득 증가에 비해 빠른 속도로 느는 점은 불안 요인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2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가계부채) 잔액은 149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보다 1.7%(17조4000억원), 1년 전보다 7.6%(105조2000억원) 각각 증가한 수치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친 통계로, 가계부채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로 보면 2015년 1분기(7.4%) 이후 최저 수준이며, 2016년 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다. 2015년 3분기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는 연속 10%대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했다.

    전 분기 대비 증가규모로 보면 2분기(24조9000억원)가 1분기(17조4000억원)보다 컸는데, 계절적 요인과 입주 물량 폭탄에 기인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분기 증가폭 확대는 가정의 달인 5월 연휴 시즌과 월드컵 특수 상황이 있었다"라며 "생산과 소비 활동이 활발해서 1분기보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가계신용 중 94.4%를 차지하는 가계대출을 살펴보면 아파트 분양 집단대출 여파로 은행 중심으로 늘고 있다. 은행들이 자동차 대출(오토론) 시장에 적극 나서면서 기타대출 잔액도 확대되는 추세다.

    2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1409조9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1.6%(22조7000억원), 1년 전보다 7.4%(97조원) 각각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014년부터 주택 분양 물량이 대폭 늘어 올해 입주 물량 폭탄이 터졌다. 이에 2분기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라며 "아파트 분양 물량이 분기당 적게는 5만채에서 많게는 10만채 정도 진행됐고, 2015년 4분기에 20만채 가까이 분양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분양과 입주가 2~3년 공기를 거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부터는 입주 물량의 부담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은행 가계대출도 입주 관련 잔금대출이나 집단대출 관련 취급분이 소진되면서 대출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중 예금은행의 2분기 증가액은 1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12조원)보다 컸다. 1분기 증가액(8조2000억원)도 지난해 1분기(1조1000억원)보다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8.6%에서 2분기 7.5%, 3분기 6.9%, 4분기 7%로 낮아졌다가 올해 1·2분기(8.1%) 다시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지난해부터 강화된 정부의 리스크관리 정책이 지속해서 이뤄지면서 가계대출이 축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여전히 가계소득 증가율 보다 가계부채의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빠른 만큼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