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연속 1000억원대 영업익… 사실상 대형사 수준"5분기 만에 '미분양'… 불안한 재무구조 등 향후 실적 전망 '불투명'
  • ▲ 서울 영등포구 소재 태영건설 본사. ⓒ태영건설
    ▲ 서울 영등포구 소재 태영건설 본사. ⓒ태영건설

    대형건설사 수준의 영업성적을 낸 태영건설의 중장기 전망이 불투명하다. 주택 경기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5개 분기 만에 미분양 주택이 집계됐고, 이를 버텨낼 재무안정성마저 불안해지면서다.

    24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태영건설은 상반기 매출 1조8281억원, 영업이익 2451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은 32.1%, 영업이익은 89.7%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도 9.33%에서 13.4%로 4.08%p 뛰었다. 외형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이는 시공능력평가 기준 비슷한 규모(1조5000억~2조원) 7개 상장건설사 평균 영업성적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7개 상장사의 매출액은 9.61%, 영업이익 54.7% 영업이익률 2.78%p 각각 늘어났다. 7개사는 △태영건설 14위 △한신공영 15위 △두산건설 17위 △계룡건설산업 18위 △한라 19위 △코오롱글로벌 20위 △아이에스동서 21위 등이다.

    특히 태영건설의 영업이익 규모는 시평 상위 20위 내에서 △GS건설 4739억원 △대림산업 3407억원 △삼성물산 3402억원 △대우건설 3068억원 등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공시의무가 없는 반도건설·호반건설주택·호반건설 등 3사와 분할 이슈가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제외됐다. 영업이익률은 16개사 평균의 두 배 수준이다. 이 기간 16개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6.05%다. 영업성적만 두고 보면 대형사 수준인 셈이다.

    배경에는 그동안 실적 호조를 이끌어온 자체사업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에 분양한 사업장의 이익이 반영되면서 건설 매출이 증가했다.

    실제로 태영건설은 2015년 3분기 전주 에코시티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창원중동 유니시티, 광명역세권 복합단지 등 자체사업을 순차적으로 공급했다. 먼저 선보인 에코시티 4·5블록은 2130억원, 2016년 공급한 7·12블록은 1960억원 규모이며 유니시티는 1조2162억원, 광명역세권은 3955억원 규모다.

    뿐만 아니라 △과천지식정보타운 5312억원 세종시 6-4생활권 '세종 마스터힐스' 3069억원 △수원고등 주거환경개선사업 1501억원 △하남감일 포웰시티 1248억원 등도 자체사업으로 진행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시티 4·5블록은 준공됐지만, 에코시티 7·12블록과 유니시티 등 후속 프로젝트에서 기대보다 높은 공사 진행률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특히 2분기에는 자체사업 외에 일반건축 부문 매출도 급증해 매출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올 1분기 공급한 포웰시티, 세종 마스터힐스 등 현장이 완판 된데다 과천지식정보타운, 수원고등 프로젝트도 착공되면서 당분간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기대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시현하면서 이익 체력이 대형사 수준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며 "자체사업장 확대로 건설 부문 매출이 연간 3조원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 ▲ 시공능력평가 상위 9개사 및 태영건설 상반기 영업성적. HDC현대산업개발은 상반기 분할 이슈로 제외. 자료=각 사 반기보고서. ⓒ뉴데일리경제
    ▲ 시공능력평가 상위 9개사 및 태영건설 상반기 영업성적. HDC현대산업개발은 상반기 분할 이슈로 제외. 자료=각 사 반기보고서. ⓒ뉴데일리경제

    다만 2017년 1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제로(0)' 행진을 이어가던 미분양 주택이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점이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가뜩이나 주택경기 침체 전망으로 향후 신규분양 시장 여건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태영건설은 상반기 기준 2012년 301억원 규모의 미분양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가 지속적으로 줄여왔다. 5년여 만에 미분양 '제로'를 만들었으나, 2분기에 21억원가량 미분양주택이 발생했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주택경기 하락 현상이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더욱 뚜렷하다"며 "태영건설을 비롯한 지방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중견건설업체들의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2분기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지역의 평균 초기분양률은 64.8%로, 1분기 76.6%에 비해 11.8%p 급락했다. 신규분양 아파트 10가구 중 4가구가 6개월이 다 되도록 주인을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한국기업평가 분석 결과 1분기 기준 태영건설의 진행 주택사업 1만754가구 중 75.3%가 지방에 소재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분양 우려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재무구조도 다소 불안하다.

    △유동비율 155% △부채비율 218% △차입금의존도 107% 모두 7개사 평균보다는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지만, 유동비율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채가 1297억원에서 2893억원으로 2.23배 크게 늘었고, 장기차입금도 7846억원에서 1조105억원으로 28.7% 증가하면서 차입금 자체가 3.16배 뛰었다. 의존도는 58.3%p 증가하면서 7개사 중 증가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증가에 따라 부채비율 역시 124%에서 218%로 93.7%p 악화됐다.

    또 잠재 리스크로 지목되는 미청구공사액 3159억원과 매출채권 6693억원 모두 1년새 85.5%, 20.5% 늘었다. 두 항목 모두 미수 가능성이 있어 업계 주요 리스크로 꼽힌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자체사업을 확대하면서 매출채권이 전반적으로 증가했고, 분양을 위해 과천 및 하남감일 등 용지를 매입하면서 운전자본투자가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났다"며 "자체사업 진행을 위해 에코시티개발 등 종속관계기업 지분을 취득(272억원)하면서 투자자금 소요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향후 진행 주택사업장의 원활한 입주를 통해 크게 늘어난 운전자본과 투자자금이 예정대로 회수되는지를 지켜보고자 한다"며 "운전자본 회수를 통해 투자부담을 상회하는 잉여현금흐름(FCF) 창출 여부가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