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 구미정씨, 고모부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 160억 지분 매각과거 구 회장 증여 등 승계 힘 실어… "잔여지분 매각 이어질 듯"
  • 구광모 LG 회장 ⓒ㈜LG
    ▲ 구광모 LG 회장 ⓒ㈜LG
    LG그룹을 새롭게 이끌게 된 구광모 회장의 고모 내외가 보유하고 있던 ㈜LG 지분을 현금화하기 시작했다. 구 회장의 고모이자 고(故) 구본무 회장의 여동생인 구미정 씨와 그의 남편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은 앞서 구 회장의 승계를 돕기 위해 지분을 증여했던 인물들이다. 

    구 회장이 아버지의 지분을 상속받게 되면 승계를 위한 지분 정리가 마무리되기 때문에 최 회장 부부가 잔여 지분을 속속 처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고모이자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딸인 구미정 씨와 그의 남편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은 최근 보유하고 있는 ㈜LG 지분 0.13%(21만9000주)를 장내매도해 총 160억원 가량을 현금화했다.

    특히 구 회장의 고모인 구미정 씨가 많은 지분을 처분했다. 지난 2일부터 17일까지 총 16만2000주를 매도했고 12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확보했다. 매도 당시 주가는 주당 7만1000원대에서 7만5000원대였다. 매도 이후 구 씨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0.68%로 120만주 가량이다. 

    남편 최 회장도 비슷한 기간 5만7000주를 시장에 던졌다. 최 회장은 부인보다는 다소 적은 주식을 장내 매도하며 총 42억원 가량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매도 시기가 부인과 비슷했던 만큼 주당 매도가도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에게 남은 ㈜LG 지분은 0.3%(53만 주)정도다.

    최 회장 내외가 갑자기 보유 지분을 대거 정리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그동안 최 회장 내외가 그동안 ㈜LG 지분으로 구광모 회장을 적잖이 도왔다는 점 때문에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 회장 내외는 지난 2016년 12월 당시 상무 직위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던 구 회장에게 지분 35만 주를 증여한 바 있다. 당시 금액으로 21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다. 최 회장은 당시 구 회장 뿐만 아니라 구 회장의 누이인 구연경 씨에게도 같은 양만큼의 지분을 증여해 현재의 지분율이 됐다.

    이에 앞서 2014년 말에는 구 회장의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구 회장에게 ㈜LG 지분 1.1%(190만 주)를 증여한 바 있다. 증여 이후 구 회장은 아버지인 구본무 회장과 숙부인 구본준 부회장에 이어 ㈜LG의 3대 주주에 올라 본격적으로 경영 승계 작업을 이어갔다.

    지난 5월 구본무 회장의 타계로 4세 구 회장의 그룹 승계가 확정되며 古 구본무 회장의 지분 상속 절차도 시작됐다. 구 회장이 아버지의 지분 전량이나, 그 중 상당부분만 상속받아도 ㈜LG의 1대 주주에 올라 지배력을 갖출 충분한 여건이 조성된다.

    이런 까닭에 재계 일각에서는 최 회장 부부가 더 이상 구 회장의 지분 조력자 역할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 속에 잔여 ㈜LG 지분 현금화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최 회장의 경우 보유하고 있는 깨끗한나라 지분도 속속 팔고 있어 다각도로 현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개인의 지분매각 활용도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최 회장의 깨끗한 나라도 2세 승계를 앞두고 있는 등 현금 필요성은 있다"면서 "아직 지분이 남아있는 최 회장 내외의 추가 지분 매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