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절감 기반 '건축-토목-해외' 영업익 동반 상승 '긍정적'사채 7배 증액 등 차입금 급증… '운전자본' 부담 가중 '걱정'
  • ▲ 대전 서구 소재 계룡건설산업 본사 사옥. ⓒ계룡건설산업
    ▲ 대전 서구 소재 계룡건설산업 본사 사옥. ⓒ계룡건설산업

    계룡건설산업이 올 상반기 뛰어난 영업성적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매출 2조 클럽' 가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원가율 안정화에 따른 수익성 향상이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자체사업의 경우 진행 프로젝트들로 선투입 자금으로 원가율이 주춤할 뿐더러 차입금 부담까지 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전망되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29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계룡건설은 연결 기준 올 상반기 매출 1조790억원, 영업이익 666억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은 1.60%, 영업이익은 52.9%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순이익이 급증했다. 2015년 상반기 전년대비 증가율 36.0%를 기록한 이후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전년대비 93.6% 증가했으며 올 상반기에는 185억원에서 400억원으로 115% 훌쩍 뛰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에 이어 최고 실적을 경신, 2년 연속 매출액 2조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계룡건설은 지난해 매출 2조2408억원, 영업이익 1149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이 기간 영업이익률도 4.10%에서 6.17%로 2.07%p 뛰면서 수익성도 개선됐다. 올 상반기 반기보고서가 공개된 시공능력평가 상위 16개사의 평균 6.05%를 웃돈다.

    이 같은 실적의 배경에는 시공 원가 절감이 큰 몫을 했다. 원가를 12.5% 낮추면서 원가율이 96.5%에서 92.9%로 크게 낮아졌다.

    낮아진 원가율은 고스란히 영업이익 반등에 영향을 줬다.

    전체 매출의 51.4%를 차지하는 건축 부문 영업이익이 47억원에서 164억원으로 3배 이상 뛰었으며 토목 부문도 3억원에서 84억원으로 25배 이상 급등했다. 해외 부문의 경우 지난해 79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선별적 수주전략을 통해 원가율을 낮춰 영업이익이 늘었다는 것이 계룡건설 측 설명이다. 건축·토목·해외 부문의 총 영업이익은 249억원으로 1년 전 28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원가율 개선을 통해 278억원가량 이익이 증가한 셈이다.

    다만 분양 부문의 경우 원가가 47.7% 늘어나면서 원가율 증가로 수익성이 낮아졌다. 신규 프로젝트 진행에 따른 선투입 자금 소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35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52.6%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13.4%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면서 부문별 최고 수익성을 이어갔다.

  • ▲ 오는 9월 입주를 앞둔 '포항초곡 리슈빌' 단지 내 조경. ⓒ계룡건설산업
    ▲ 오는 9월 입주를 앞둔 '포항초곡 리슈빌' 단지 내 조경. ⓒ계룡건설산업

    개선된 실적만큼 유동성도 늘어났다. 유동비율이 111%로 지난해보다 11.6%p 개선되면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도 2686억원에서 2988억원으로 11.2% 늘어났다.

    곳간도 든든히 채워뒀다. 연결 기준 수주잔액은 3조856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31% 늘어났다. 이는 종속회사 수주잔액이 포함된 것으로, 계룡건설만 두고 보면 2조4834억원에서 2조8959억원으로 16.6% 뛰었다. 여기에 14.1%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2524억원 규모의 용지 역시 보유하고 있어 자체사업 등을 추진할 여력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계룡건설 측은 "수주잔고도 증가 추세에 있고 자체 주택사업 역시 성장세에 있어 실적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중 분양 부문 영업이익률이 소폭 하락했는데, 이는 1분기 종료한 자체 사업장의 원가 상승 때문"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지난해 말 공급했던 시흥 장현지구 매출화율이 가팔라지는 만큼 2019년으로 갈수록 자체사업 분양수익 증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려되는 점은 확대된 차입 규모다. 수익성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사업 환경이 부정적으로 전환됨에 따라 운전자본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자체사업인 시흥장현 사업 추진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증가했으며 뉴스테이 관련 현금 405억원 출자로 자금소요가 발생돼 현금흐름이 크게 저하됐다.

    올 상반기에도 사채(253억원)가 7.22배 뛰고, 장기차입금(1624억원)이 62.2% 증가하면서 차입금 규모(5278억원)가 지난해보다 17.0% 늘어났다. 차입금 증가로 의존도 역시 129%에서 134%로 확대됐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차입 규모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자체 주택사업 비중이 확대된 가운데 사업 환경이 점차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감에 따라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입주 지연 또는 미입주 등은 잔금 회수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주택 분양시장 환경 저하 역시 신규 주택사업 추진에 있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이에 따라 진행 사업의 입주 상황, 신규 사업 추진 규모 및 성과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미분양 물량이 2분기 들어 다시 늘어났다. 계룡건설의 보유 완성주택은 지난해 2분기 7억원에서 3분기 5억원, 4분기 4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올해 2분기 25억원으로 6배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