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 잇따른 시장 참여 움직임 불구 '차분''경쟁의식', '위기감' 보다 '스페셜티' 추구 기존 경영기조 충실
  • ▲ 밀레 전시관 전경ⓒ뉴데일리DB
    ▲ 밀레 전시관 전경ⓒ뉴데일리DB
    [독일(베를린)=조재범 기자] "밀레 내부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유럽 빌트인 사장 진출에 대해 수많은 경쟁자 중 하나로 인식하는 분위기입니다. 위기의식도 없고 이들 업체의 제품 출시 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임직원도 있습니다."

    유럽 빌트인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밀레의 자신감일까 아니면 견제일까. 지난 1일 밀레 전시관에서 만난 한 직원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유럽 빌트인 시장 진출과 관련해 이같은 대답을 내놨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IFA'에서 유럽 빌트인 제품을 선보이며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공식 런칭했고 삼성전자도 데이코를 통해 오는 2020년에는 빌트인 시장에서 자리잡는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1~2위를 차지하는 이들의 행보에 경쟁의식과 위기감이 높아질 만도 하지만 오히려 밀레 직원은 차분했다. 

    신규 업체들의 시장 진입에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였다. 프리미엄 및 스페셜티 제품을 추구하는 기존 경영기조에 따라 밀레만의 길을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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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레는 지난 1901년 세계 최초로 참나무통 세탁기를 만들면서 가전사업에 뛰어든 이후 유럽의 전통적인 생활가전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빌트인 시장에서는 가게나우(GAGGENAU)와 함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또한 4대째 이어온 가족경영도 브랜드 및 제품에 대한 자신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와이파이 연결성도 강화하며 최신 트렌드에 적극 부응하는 모습이었다. 'Miele@mobile' 앱을 통해 최고급 식자재 배달부터 세제 주문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아마존의 AI플랫폼 알렉사와 연동해 밀레 가전 제품들의 작동시간이나 레시피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로 비교하면 밀레가 작지만 프리미엄 사업만 추구하고 있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경쟁사로 여길 정도는 아니다"며 "유럽의 지멘스나 가게나우와 같이 많은 경쟁사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유럽 빌트인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국내 업체들은 이번 행사에서 밀레 부스를 찾아 동향을 살피는데 분주한 모습이었다.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장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지난달 31일 밀레의 올해 혁신제품인 세제자동 투입 식기세척기와 용기 자동 감식 인덕션 등을 직접 둘러봤다. 

    LG전자 역시 임직원들이 부스를 방문하고 주요 제품 기능들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자파로 두가지의 식재료의 특성에 맞춰 조리하는 오븐이 인상적이었다"며 "스마트 기능에서도 많은 진전이 있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