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군협의회 연례회 시점, 17~19일 발표 주목가격·코언 변호사·美보호주의까지 변수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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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조원 규모의 미국 공군 차기 고등훈련기(APT·Advanced Pilot Training) 교체 사업자 선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내에서는 공군협의회의 등과 맞물려 이달 중하순께 발표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이다.KAI는 지난 7월 추락한 마린온의 제작사로 사고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고 이후, 수리온 공급이 중단되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미 전제국 전 방사청장은 경질됐다.◇ 美 공군협의회 연례회 시점에 발표되나한국항공우주(KAI)는 미국의 전투기 제작사인 록히드마틴과 함께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최종 가격제안서(BAFO)를 제출했다. 이로써 입찰을 위한 공식활동을 마무리했다.APT사업은 미국 공군의 노후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사업규모가 17조원에 이른다. KAI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보잉-사브 컨소시엄과 경쟁 중에 있다.최종 사업자 선정 발표 시점을 두고는 미국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공군협의회(AFA) 연례회의가 17일부터 19일까지 워싱턴 외곽에서 진행돼 이쯤 발표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다만 AFA가 마무리된 24일께 이뤄질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미국 안보전문지인 디펜스뉴스는 "현재 상황을 잘 알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24일쯤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그러면서 "AFA 이후 발표가 이뤄진다면 연례회의서 고위 군 관계자들이 최종 사업자 선정에 관한 언급을 삼가야하는 불편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미국 공군이 이달 중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는데는 이견이 없다. 애초 미 공군은 지난해 말까지 사업권을 확정짓는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올 3월로 한차례 연기했다가 이후 미국 정부의 회계연도 종료인 9월 말까지로 미뤘다.◇ 변수 곳곳에… 가격·코언·보호주의까지최종 사업자선정까지 변수는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껏 김조원 사장은 가격을 최대 변수로 꼽았지만 마이클 코언 스캔들 여파도 만만치 않다.KAI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코언의 개인회사와 계약한 것을 두고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KIA는 코언의 회사에 원가회계표준(CAS) 관련된 법률 자문을 위해 15만달러를 냈다는 입장이지만 미 정치권의 압박은 현재진행형이다.미국 정치권은 KAI가 왜 코언의 회사와 계약했는지 등을 묻는 질문서를 보내왔다. 현 정권의 반대편에 서 있는 야당의 정치공세인 점을 고려해도 스캔들 여파가 꽤 오래가는 편이다.미국 내에서도 APT 프로젝트가 올해 미국 공군의 대형 프로젝트인데다 향후 추가 발주까지 염두에 둔 만큼 철저하게 따져보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보호주의, 이른바 아메리카퍼스트(America First) 정책도 부담이다. 미국의 경제 부흥, 일자리 창출을 최대 정책 목표로 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체 일부를 한국에서 생산하고 최종 조립을 미국에서 단행하는 이번 사업을 '수입' 관점에서 볼 경우, 사업 수주가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김조원 사장이 "이번 사업자의 주 계약자는 록히드마틴이고 KAI는 하청회사"라고 거듭 강조한 것도 미국의 보호주의를 피해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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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주 기대감에 주가 오르는데…방산업계에서는 KAI가 이번 사업을 수주할 경우 후속 사업수주에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공군의 선택이라는 프리미엄이 더해져 제 3국 수출까지 가능하다. 이 경우, 수출액을 100조원까지 기대해볼만 하다.시장의 기대감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APT 사업 수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의 상승세가 완연하다. KAI는 지난 7월 20일 31700원을 기록한 이래,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9월 3일에는 42850원으로 마감했다.특히 8월 한 달간 거래영업일 22일 중의 16일을 상승장으로 마무리했다. KAI는 지난해 3, 4분기 91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올 1, 2분기 간신히 흑자로 전환했다.올 하반기 흑자를 위해서는 APT 사업 수주가 절실하다. 마린온 사고로 KAI의 주력사업인 수리온의 공급이 전면 중단됐다. 납품이 없다면 실적도 없다. 이대로 가다간 올 하반기 또다시 적자 전환 가능성이 적지 않다.마린온 합동 사고조사위원회는 이달 중으로 중간결과를 보고한다. 만일 기체 결함이 원인으로 지목될 경우, KAI의 헬기사업은 좌초 위기에 몰리게 된다. KAI가 마린온 제조사이기는 하나, 기체결함으로 원인이 결론나지 않은만큼 민관군 합동조사위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사장이 인사대상에서 빠진데는 APT 수주를 성공적으로 이끌라는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