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9월부터 시범 운영 시작내년 도입 위한 TF팀 창설 및 시스템 개발 준비
  • ▲ 2019년 7월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광고 회사. ⓒ뉴데일리
    ▲ 2019년 7월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광고 회사. ⓒ뉴데일리
    국내 광고업계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해 시범 운영을 시작하고 IT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기획은 광고회사 중 처음으로 이번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이에 다른 광고회사들도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광고계는 업무환경의 특성상 지난 3월 근로기준법 개정 전까지는 특례업종에 포함돼 장시간 노동이 불가피할 경우 주 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기존 특례업종에서 제외돼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업종으로 변경됐다. 내년까지 1년 간의 유예 기간을 거쳐 내년 2019년 7월부터 임직원이 300인 이상인 회사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해야 한다.

    국내 10대 광고사 중 이에 해당하는 업체는 제일기획과 이노션, HS애드, 대홍기획, SM C&C 등 5개 회사이다.

    제일기획은 주 52시간 근무제에 맞춰 이번 달부터 새로운 근무 시간 제도를 도입했다. 내년 7월 정식 도입에 앞서 시범 운영을 통해 수정할 부분이나 보완할 내용을 살핀다는 목적이다.

    이번 시범 운영을 통해 제일기획은 신규 근무시간 제도인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재량 근로제'로 나눠 적용키로 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월 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출퇴근 시간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제도이며 '재량 근로제'는 근무 방식이나 근로시간 관리에 대해 직원에게 재량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제일기획의 경우 제작 및 방송 분야 일부 인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원이 선택적 근로시간제가 적용된다.

    제일기획은 시범 운영을 통해 근로시간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효율적인 근무 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이 제도를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다른 광고 회사들도 TF팀 구성과 52시간 근무제 맞춤 시스템 개발 등을 통해 52시간 근무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노션의 경우 전담 TF팀을 만들었다. 부서별 업무 특성에 따른 실제 출퇴근 시간과 애로사항, 개선사항을 취합해 방향이 정해지면 내년 7월 이전에 미리 도입할 예정이다.

    HS애드는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 근무 조기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HS애드 역시 TF팀을 꾸려 지난 상반기부터 임직원 계층별 의견 청취 및 설문조사 등을 진행했으며 지난 3일 임직원 근무시간 관리시스템을 오픈했다.

    관리시스템 시범 운영 결과 등을 바탕으로 연말까지 제도 시행안을 확정해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대홍기획도 TF팀을 구성해 52시간 근무제 설명회를 열었다. 현재 52시간 근무제를 지원하는 맞춤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시범 운영 단계는 아니지만 4일과 5일 양일 간 내부적으로 해당 시스템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SM C&C은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광고를 제작하고 광고주의 수정사항을 끊임없이 개선해야 하는 광고업의 특성상 야근이나 주말 근무는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일한 시간 만큼 결과물이 나오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기 전에 이러한 관행을 과연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어 "일단 내부 직원들은 주 52시간 근무를 반기는 분위기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 큰 상황"이라며 "추가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어 현재까지는 이를 검토하는 기업은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 광고업계는 주 52시간 근무제에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그럴 수 있는 시스템도 어느 정도 갖춰져 있지만 진짜 문제는 중소규모 업체들"이라며 "현재도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규모 업체들이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3월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광고계는 300인 이상의 기업에 해당하면 주당 52시간 근로 규정을 내년 7월 1일부터 적용해야 하며 20~299인 사업장은 2020년 1월 1일부터, 5~49인 사업장은 2021년 7월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