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77억원 순손실… 작년보다 손실 폭 확대"BTO·BTL사업, 운영상 문제 없어… 매각 통해 정리할 수도"
  • ▲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 '청주율량 서희스타힐스' 전경. ⓒ서희건설
    ▲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 '청주율량 서희스타힐스' 전경. ⓒ서희건설
    서희건설의 특수목적법인(SPC)들이 올해도 수십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쌓고 있다. 그럼에도 서희건설은 회계상 적자일 뿐 운영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4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서희건설의 올 상반기 기준 종속법인 6곳에서 발생한 순손실은 총 7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53억원보다 42.9% 확대됐다.

    해당 종속기업은 △경주환경에너지 △경기라이프 △칼라스퀘어 △비금풍력발전 △한일자산관리앤투자 △에스비성남 등이다. 에스비성남이 유일하게 순이익 4억원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적자 수렁에 빠졌다.

    이들 중 자본잠식에 빠진 곳은 △칼라스퀘어 △경기라이프 △에스비성남 등 3곳이다.

    대구에서 임대분양사업을 진행하는 칼라스퀘어의 부진이 단연 돋보였다. 칼라스퀘어에서 발생한 적자만 74억원으로 전체 적자의 96.5%를 담당했다.

    칼라스퀘어는 2007년 상가건물 개발·운영·관리업 목적으로 설립돼 '대구스타디움몰' 개발사업자로 선정됐다. 서희건설은 대구스타디움몰 시공사로 참여했지만 총 공사비 718억원 중 절반가량인 348억원을 받지 못했다.

    서희건설은 공사미수금 대신 사업운영권을 받았지만 본격적인 운영 이래 232억원의 손실이 누적됐다. 결과적으로 공사비 대신 받은 운영권 때문에 서희건설의 부담만 가중됐다.

    실제로 서희건설은 칼라스퀘어 운영권을 받은 직후인 2013년 당기순손실 658억원으로 전년보다 3배 이상 악화됐다. 칼라스퀘어 영업권 손실이 일시에 상각되면서 연결실적에 반영된 영향이다.

    경기대학교 기숙사를 운영하는 경기라이프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이 기숙사는 서희건설이 자금을 투자하고 경기라이프가 20년간 운영권을 가지는 수익형 민자사업(BTO)이다.

    경기라이프도 영업개시 이후 △2011년 12억원 △2012년 18억원 △2013년 14억원 △2014년 13억원 △2015년 19억원 △2016년 11억원 △2017년 12억원 등 1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쌓았다.

    경북 경주시 자원회수시설 BTO 법인 경주환경에너지는 △2015년 8억원 △2016년 9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순손실 5억원으로 적자전환 후 올해도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서희건설 측은 종속기업의 실적 악화가 자사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종속법인은 일정 계약기간동안 유지되는 BTO와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운영사업으로 현재 자체적으로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어 서희건설의 별도 자금이 투입되지는 않는다"며 "향후 계약기간까지 잘 운영하거나 매각을 통해 정리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BTO·BTL 관련 계열사에 대해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관련 사업의 차입원리금 상환 현황과 자금대여 여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대부분 공사비 등 선투입자금 마련을 위한 차입금 조달로 재무상태가 열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