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삼성전자 유럽연구소를 가다

건축, 가구, 패션, 인류학 등 다양한 영역 트렌드 분석
게이밍 PC '오디세이, IoT 가전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 개발
미래 소비자 요구 예측 연구 기반 제품 디자인 혁신 이뤄내

장소희 기자 프로필보기 | 2018-09-05 11: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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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헤크(Felix Heck) 삼성전자 유럽디자인연구소장 ⓒ삼성전자


런던 금융 중심가 '시티(the City)'와 영국인들의 정신적 중심 '세인트폴 대성당(St. Paul's Cathedral)'을 이어 나타나는 법원가 근처 '플리트 플레이스(Fleet Place)'는 아침부터 분주한 발길이 오가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이 곳 플리트 플레이스에 유럽의 문화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는 유럽 디자인 연구 거점 '삼성전자 유럽디자인연구소'를 두고 있다.

곡선미가 돋보이는 새하얀 인테리어의 삼성전자 유럽디자인연구소에 들어서자 10명 남짓한 디자이너들이 각자 업무로 바쁜 아침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현재 총 40여 명의 디자이너가 이 곳에 근무하고 있지만 절반 이상의 인원들은 출장이나 전시 일정 등으로 자리를 비우는 일이 많다.

이 곳 유럽디자인연구소는 삼성전자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일본 도쿄에 이어 세번째로 설립한 해외 디자인 거점으로 런던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플리트 플레이스에 자리를 잡았다.

삼성전자는 유럽의 문화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디자인에 반영하기 위해 2000년 런던에 유럽 디자인 연구소를 설립했다.

유럽디자인연구소는 IT, 가전을 디자인하는 삼성전자의 연구소 같지 않게 건축과 가구, 패션 등 다양한 영역의 트렌드를 분석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회의가 이뤄지는 테이블과 벽에는 유명 패션 디자이너의 패션쇼 사진이나 모델 컷이 붙어있고 감각적인 디자인의 가구와 건축물 사진도 눈에 띄었다.

연구소장인 펠릭스 헤크(Felix Heck) 씨는 "유럽디자인연구소가 다른 해외 디자인 연구소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라며 "IT, 가전과는 전혀 다른 건축, 가구, 인류학 등의 다양한 영역의 트렌드를 분석해 미래 소비자 요구를 예측하고 삼성전자 디자인에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까밀 해머러(Camille Hammerer) 삼성전자 유럽디자인연구소 트렌드 랩장 ⓒ삼성전자


이처럼 삼성전자 유럽디자인연구소가 무엇보다 중점을 두고 있는 큰 주제는 '트렌드 전망(Trend Forcasting)'이다. 이를 위해 5년 전인 2013년 자체적으로 '트렌드 랩(Trend Lab)'을 신설했다.

트렌드 랩은 프랑스 출신인 까밀 해머러(Camille Hammerer) 랩장을 중심으로 5명 소규모 멤버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인류의 문화적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촉각을 곤두 세워 한 발 앞서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까밀 해머러 랩장은 "최근 큰 트렌드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소유하는 것에서 경험하는 방식으로 과거보다 유동적인 삶을 산다는 것"이라며 "지난 2016년 후반부터 '밀레니얼 세대'로 칭하는 젊은 세대의 변화가 급격히 이뤄지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CE부문장)이 이번 IFA 2018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한 핵심 키워드다. 특히 유럽은 물론이고 공간을 초월해 밀레니얼 세대들이 음식이나 요리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 관심이 조리하는 공간인 '주방'으로 모이면서 삼성전자의 미래 가전사업 중심 요소로 떠올랐다. 

이 같은 삼성 유럽디자인연구소의 트렌드 전망에 따라 개발된 대표적인 성과물이 최근 선보인 게이밍 PC '오디세이(Odyssey)'다. 밀레니얼 세대가 게임의 가상현실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성별·나이·인종·직업 등으로 대변되기 어려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는 점을 반영했다.

오디세이는 기존 게이밍 PC와는 전혀 다르게 곡선을 이용하는 등 중성적인 느낌을 반영하고 그 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6각형 형태의 헥사(Hexa) 디자인을 적용함으로써 밀레니얼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했다.

이 제품은 디자인 초기 단계에서부터 PC사업팀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디자인적인 도전과 사용자들이 원하는 실용적 니즈를 완벽하게 결합시킨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2018 iF 어워드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이 외에도 업계 최초 IoT 가전인 패밀리허브 냉장고의 UX 디자인에도 삼성 유럽 디자인 연구소의 인사이트가 대거 반영됐다. '가족 소통의 중심'을 지향하는 패밀리허브를 사용자들이 어렵게 느끼지 않고 직관적이고 감성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연구소 디자이너와 생활가전 사업부 디자이너 간 수없이 많은 토론이 진행됐다.

삼성전자 유럽디자인연구소는 런던에 더해 이탈리아 밀라노에도 분소를 설립해 함께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 트렌드, 특히 소재에 앞선 이탈리아 밀라노 지역에 연구소를 추가적으로 운영하면서 다양한 소재를 통한 디자인 혁신에 기여해오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서울을 포함해 런던(영국), 샌프란시스코(미국), 노이다(인도), 상파울루(브라질), 베이징(중국), 도쿄(일본) 등 총 7개 글로벌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자인 혁신을 위해 1996년 '디자인 혁명'을 선언하고 2001년부터 CEO 직속의 디자인경영센터를 설립해왔다. 1991년 도쿄를 시작으로 전 세계 주요 거점에 해외 디자인 연구소를 설치해 글로벌 디자인 네트워크를 마련하는 등 미래지향적이고 폭넓은 디자인 경영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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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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