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판 실리콘밸리' 케임브리지에 터전… 우수 인재 풍부해 MS, 아마존, 애플 한데 모여표정·행동 분석하는 '감정인식' 연구거점 담당… 5개 AI센터 역할분담감정인식 연구 대가 '마야 팬틱' 교수 등 세계적 석학 영입도
  • ▲ 마야 팬틱(Maja Pantić) 삼성전자 케임브리지 AI센터 연구진(교수) ⓒ삼성전자
    ▲ 마야 팬틱(Maja Pantić) 삼성전자 케임브리지 AI센터 연구진(교수) ⓒ삼성전자
    [영국(런던)=장소희 기자] 영국 런던에서 차로 2시간 여를 달려 도착할 수 있는 케임브리지에는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센터가 위치해있다. 올 5월 개소해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많지 않은 '케임브리지 AI센터'는 '인간중심(Human Centric) AI'를 지향하며 감정인식 연구에 특화해 삼성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을 비롯해 총 5개의 AI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선 샌프란시스코에 AI센터를 두고 있고 영국 케임브리지와 러시아 모스크바, 캐나다 토론토에도 AI센터를 최근 설립했다. 올 하반기 중에는 미국 뉴욕에도 추가적으로 AI센터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영국에서 케임브리지를 거점으로 선정한 데는 케임브리지가 최근 '영국판 실리콘밸리'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 감안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밸리처럼 케임브리지에도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많이 탄생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에 산학협력을 통해 연구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는 대학과 인재도 풍부하다.

    영국은 특히 기초 수학이나 자연과학 분야 연구에 역사가 깊은 국가다. 더불어 이런 연구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는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등 유수의 대학이 근처에 있어 업계에서 쟁탈전이 이뤄질만큼 치열한 AI 인재 확보에 유리한 입지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이유로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등 AI사업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앞다퉈 케임브리지를 연구 거점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4곳의 해외 AI센터들이 각자 특화된 연구분야를 선정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했다. 이 중 케임브리지 AI센터는 사람의 얼굴 표정과 행동을 분석 기반으로 감정을 인식하는 '감정인식'과 서버연결 없이도 제품 내에서 AI 구현이 가능한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한다. 실리콘밸리 센터는 '음성인식'을, 토론토 센터는 '컴퓨터 비전'을 전문 분야로 삼고 있다.

    케임브리지 AI센터에서 감정인식 연구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인물은 마야 팬틱(Maja Pantić) 임페리얼(Imperial College London) 대학 교수다. 그는 감정인식 AI 연구의 대가로 불리는 인재로 대학 교수 역할과 함께 삼성전자 케임브리지 AI센터의 핵심 연구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근 대학과의 지속적인 인적 교류와 연구활동을 위해 삼성 소속으로 활동하지만 교수일도 병행할 수 있게 유기적인 관계 구축에 특히 신경썼다.

    마야 팬틱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 AI가 발전해오면서 인식도 점차 변하고 있다"며 "AI가 스스로 유저를 이해하도록 설계하는 유저 센트릭(User-centric) 단계를 거쳐 강화학습으로 새로운 학습을 점진하는 단계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개인의 데이터가 어떻게 안전하게 공유되는지와 같은 데이터 보안 이슈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된다"며 "이 개인정보 보안 이슈 때문에 내가 삼성에 조인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케임브리지 AI센터의 산학협력 프로그램도 현지 학계에서 환영받고 있다. 현지 유명 대학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력과 설비 등의 인프라를 공유하고 연구과제를 지원하는 등의 다양한 상호 협조 프로그램으로 연구 저변을 빠른 속도로 넓힐 수 있었다.

    마야 팬틱 교수는 "AI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며 삼성전자는 다양한 분야의 가전과 IT제품을 통해 축적한 사용자 이해를 바탕으로 AI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케임브리지 AI센터는 삼성의 다른 AI센터와 함께 인간 중심의 AI 기술을 보다 심도 있고 혁신적으로 연구해 삼성의 다양한 제품들이 보다 사용자들의 삶에 편리함을 주고 삼성전자의 미래사업 발굴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0년까지 모든 IoT 기기를 인공지능화해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데 큰 방향점을 두고 있다. 이런 전략에 따라 이번에 설립한 5개의 AI센터를 중심으로 음성이나 소리 인식, 로보틱스, 시각인식, 머신러닝과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련 요소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