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리스 회계처리 기준 변경에 따라 부채비율 상승, 자금조달 어려워져양사, 지방세 감면 혜택 대상 제외… 총 350억원 추가 부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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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부터 새로운 회계기준이 도입되면서 항공업계 부채비율이 상승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방세감면 혜택까지 제외되면서 자금 부담이 커지지만 양사는 뾰족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회계처리(K-IFRS)가 변경되면서 그동안 운용리스로 운영하던 항공기가 회계상 부채로 잡히게 된다. 즉 부채비율이 높아지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생기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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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은 현재 164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운용리스 항공기는 16대. 전체 항공기의 11% 수준이다. 내년부터 운용리스가 금융리스 회계처리방식으로 변경되더라도 부채 부담은 덜한 상황이다. 운용리스 회계처리 기준이 변경될 경우 대한항공의 구매 항공기는 55대이며 금융리스 항공기는 93대가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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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은 회계처리 변경에 따른 부채상승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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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항공기는 총 84대로 이중 운용리스 항공기가 51대다. 전체 항공기의 60%를 차지한다. 현재 금융리스로 운용하고 있는 항공기 21대를 합치면 내년부터 전체 항공기의 88%인 74대가 금융리스로 처리돼 부채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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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채비율을 낮춰야 하는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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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의 지난 8월 말 차입금 규모는 31914억원이다. 자회사의 기업공개, 영구채 발행 등으로 차입금을 올해 연말까지 3조원 미만으로 축소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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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내년부터 운용리스가 부채로 잡힘에 따라 자회사 기업공개, 영구채 발행 등 추가 자본 확충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같은 작업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부채비율이 400% ·중반대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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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리스 항공기나 보유 항공기의 비율 조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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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세 감면 혜택 대상 제외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이중고


    운용리스 회계처리 변경 뿐 아니라 내년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방세 감면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지난달 입법 예고한 개정안에서 내년부터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인 대형항공사를 취득세재산세 감면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내년부터 항공기 취득세와 재산세를 100% 납부해야 한다. 지금은 취득세 60%, 재산세 50%를 감면받고 있다.

    한국항공협회는 지방세 감면 종료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추가 부담은 약 35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신규항공기 도입 차질과 해외 항공사 대비 경쟁력 악화 등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정책 변경으로 추가 부담할 비용은 대한항공이 약 300억원, 아시아나항공이 약 5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협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미국, 일본, 중국, 유럽, 홍콩, 대만, 필리핀 등 해외 항공업계는 항공기 취득세와 재산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방세 감면 제외는 해외 국가들이 항공산업을 지원하는 여러 정책과 상반된다해외 경쟁국 대비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 국내 유사산업간 형평성 및 국민편익 증진 등 우리나라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강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항공산업은 항공기 구입시 1500~4000억원 이상 비용이 들기 때문에 다른 산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다국내 국적 항공사 영업이익률은 해외 항공사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항공협회에 따르면 국내 국적 항공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4.65%로 미국(16%), 일본 (15.65%), 중국 (11.54%) 등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LCC 업계,
    운용리스 기준 변경에 부채비율 상승 부담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운용리스 기준 변경에 따라 부채 부담이 커진다.

    현재 대부분 LCC는 운용리스 형태로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항공만 국내 LCC 중 유일하게 구매 항공기 2대를 보유 중이다.

    LCC의 경우 감면혜택이 연장되지만 운용리스 변경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폭은 더 클 전망이다. 제주항공, 진에어 등 LCC 업계 부채비율은 200% 미만 수준이나 운용리스가 부채비율에 반영될 경우 300%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비율 상승으로 인해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신규 항공기 도입, 노선확대 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LCC업계가 기업공개를 서두르는 것도 운용리스 회계처리 기준 변경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강화가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허희영 항공대학교 교수는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총수일가의 오너리스크로 인해 항공업계가 전반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오너일가 문제와 항공업계는 다르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항공기 이용객은 1936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제 항공기도 대중교통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각종 규제강화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이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