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반도체 생산 확대 이어 신사업 발굴 위한 벤처투자 활발우시 종합병원 설립 추진 등 역대 최대 규모 사회공헌 앞장 눈길
  • SK하이닉스가 SK그룹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전략의 중심 축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현지에 재투자하는 중국기업이 되겠다는 의미의 차이나 인사이더는 최태원 회장이 특히 힘을 싣고 있는 SK그룹의 미래 전략 방향이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를 거점으로 반도체 생산을 확대한 데 이어 현지 신사업 발굴을 위한 벤처투자와 종합병원 건립 등의 대규모 사회공헌 활동까지 책임지며 중국사업의 선봉에 섰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잇따라 중국 투자에 속도를 내며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에 힘을 보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우시(Wuxi)에 생산 공장을 두고 전체 반도체의 절반 가까이를 생산하고 있을만큼 중국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며 중국에서 조금씩 투자를 시작한 SK하이닉스는 연간 20조 원 영업이익 시대를 바라보는 올해 들어서 급격히 대(對) 중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벌써 두 건의 대규모 투자가 결정됐다. 파운드리 사업을 맡고 있는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를 통해 중국 현지에서 파운드리 합작사업을 진행키로 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결정이다. SK하이닉스 생산공장이 위치한 우시 지방정부 산하 투자회사인 '우시산업집단'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조만간 현지 공장 착공에 나선다.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300mm 웨어퍼 CMOS 이미지센터(CIS)를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년 전인 2016년부터 시작된 중국 현지 벤처기업 발굴에도 또 한번 힘을 실었다. 중국 현지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TCL펀드'에 출자하는 것을 시작으로 중국 벤처 투자에 발을 들인 SK하이닉스는 최근 중국법인(SK hynix Semiconductor China Ltd.)을 통해 중국 내 투자회사에 3억 3000만 위안(약 540억 원)을 새로 투자했다.

    이번 투자도 중국 내 반도체 관련 기업들과 벤처,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게 되고 향후 투자 대상과 규모에 따라 추가 출자도 이뤄질 수 있다. 2년 전 투자보다 규모도 커졌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지속적인 투자로 현지 사업 기회를 다양하게 모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투자 과정에 SK하이닉스 중국법인이 기존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맡게 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년 전에도 본격적인 반도체 벤처투자를 위해서 홍콩에 'SK하이닉스 벤처스(SK hynix Ventures Hong Kong Limited)'라는 투자법인을 신설했는데 이에 더해 최근에는 우시법인(SK hynix Semiconductor Wuxi Ltd.)을 중국법인(SK hynix Semiconductor China Ltd.)에 흡수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우시 지역을 거점으로 사회공헌 활동에도 막대한 투자가 이뤄진다. 최태원 회장은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가동하는 데 있어 중국 현지에 재투자하고 사회 환원 활동을 하는 등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처음으로 추진되는 것이 우시 주민들을 위한 '종합병원' 건립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최근 우시에 방문해 리샤오민 우시시 서기와 만나 오는 2022년까지 종합병원을 설립키로 했다. 병원 설립에 투자되는 금액은 3억 달러(약 3300억 원)가량으로 중국법인이 자체적으로 조달한 자금을 직접 투입하는 형태가 된다. 해외에서 진행되는 사회공헌 규모로는 단연 역대 최대 수준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중국 투자에 더욱 가속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SK그룹도 SK하이닉스의 중국 투자 기반을 활용해 주요 계열사들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 참여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