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법 획일 규제 논란

[취재수첩] 추석 전날 문닫는 대형마트… 장보기 대란 속 수혜는?

추석 대목 의무휴업에 대형마트·농부·소비자 모두 불편

한지명 기자 프로필보기 | 2018-09-17 11: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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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명절 매출이 많은 부분을 차지해 내부적으로도 걱정이다. 농가와 중소·중견 기업들도 마트에 가장 많은 물량을 납품한다. 마트만 규제해서 얼마나 전통시장으로 가는지 모르겠다. 소비자도 불편하다. 결국, 휴무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대형마트 관계자 A씨)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전날인 23일 일요일. 추석 명절 선물세트와 차례 용품을 사기 위해 대형마트를 찾는다면 ‘헛걸음’할 가능성이 크다. 대형 유통업체의 월 2회 의무휴업을 강제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부분의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 의무휴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석 전날인 23일이 네 번째 일요일이어서 문을 닫게 된다. 추석에 때아닌 장보기 대란이 우려되는 이유다.

마트에서 명절 대목은 1년 일매출 중 가장 최고 매출을 자랑한다. 추석을 앞둔 일요일인 데다 추석이 다가올수록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을 고려하면 대형마트로서는 뼈아픈 휴무다. 

아울러 과일 및 수산물 등 신선식품을 납품하는 농어가와 중소 납품업체도 악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농가는 올여름 폭염과 가뭄이 농가를 휩쓸어 어려움을 겪어 추석 특수를 잔뜩 기대하는 가운데 추석 명절 직전 의무휴업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평일 마트에 갈 시간이 없는 맞벌이 부부 등도 문 닫지 않은 마트를 찾아야 한다. 특히 직장인들은 금요일인 21일까지 출근하는 만큼 22일 하루에 장을 봐야 한다. 

맞벌이 주부 A씨는 “이번 주말에 대형마트에 들러서 고향 친지 선물과 차례준비를 할 예정이었는데 난감하다”면서 “소비자 편익을 위해 명절 때는 의무휴업도 융통성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무휴업일을 융통성 있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소 상공인을 살려야 한다는 유통법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맞벌이 가구 등 소비자의 불편과 농어가 및 중소 납품업체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명절 특수성을 감안해야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누군가는 이익을 봐야 이런 불편함을 감수한 보람이 있을 텐데 대체 누가 이익을 보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 전날 대형마트가 일제히 문을 닫는다고 해도 전통시장이 누릴 이익은 크지 않아 보인다. 2012년 월 2회 의무휴업이 도입된 이후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결국 소비자와 공급자인 농부, 판매업자인 마트 모두 불편하고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내수 활성화와 고용은 우리 경제의 여전한 숙제다. 이들 문제에 열쇠를 쥐고 있는 기업들을 규제로 칭칭 묶어두는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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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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