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3차 남북정상회담…금융협력 기대감 UP"은행권 北 진출 제한적이므로 미리 대비해야"장기적 측면서 합영은행 방식 진출 방법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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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하루 앞둔 가운데 국내 금융회사들이 본격적인 남북 금융협력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북한금융연구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은행의 북한 진출 방안을 발표했다.

    박해식·이윤석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금융회사는 북한개발신탁기금 또는 대북투자기금이 진행하는 대북 투·융자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북한 경제개발을 위한 투·융자 사업에 참여해 북한 당국과 신뢰관계를 구축한다면 향후 북한 금융시장 진출이 훨씬 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북 투·융자 사업 참여는 향후 본격적인 북한 진출에 대비한 사전적인 시장조사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주장은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완화된 후에도 당분간 국내 금융회사의 북한 진출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해식·이윤석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북한 진출은 과거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특구에 은행 지점을 설립한 형태와 비슷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점 설립은 영업 실적보단 상징적 의미가 더 크고, 대상고객이나 주요업무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본격적인 북한 진출에 앞서 대북 투·융자 사업뿐만 아니라 남북경협 재개 시 개성공단 등에 미리 진출한 국내 기업이나 특수경제지대에 진출하는 신규 국내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검토도 대응 방안으로 제안했다.

    향후 북한의 은행대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의 금융시스템은 은행 위주로 구성돼 있어 금융회사 중에서도 은행부터 진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해식·이윤석 연구위원은 "우리식 경제관리법은 국내 은행을 포함해 외국계은행의 북한 진출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생산활동 지속을 위해 북한 기업의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수요가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불확실한 부분은 우리식 경제관리법에 따른 북한 기업의 자금수요 증가가 본격적인 은행시장 개방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과거보다 커졌다고 평가했다.

    박해식·이윤석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은 높은 신용도로 인해 북한보다 상대적으로 저금리 외자조달이 가능하므로 북한 기업의 비용부담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금융시장도 양성화해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북한 당국의 정책에도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은행시장 진출 시 고려사항으로는 외국투자은행법에서 허용하는 진출방식 중에서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적합한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은행이 북한에 진출하면 상업은행법이 아니라 외국투자은행법을 적용 받게 된다.

    박해식·이윤석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는 합영은행 방식의 북한 진출이 외국계은행이나 외국은행 지점 방식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며 "우리식 경제관리법으로 북한 전역에서 시장화가 더욱 촉진될 경우 합영은행 진출은 시장화 진전을 이용한 사업확장이 훨씬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합영은행 진출 시 주로 북한 기업을 상대할 가능성이 커 단기적으로 수익창출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단기성과에 집착하는 경영전략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해식·이윤석 연구위원은 "북한 당국이 외국인투자를 장려하는 부문에 투자하는 기업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며 "진출하려는 특수경제지대의 선정과 관련해선 북한 당국이 장려하는 부문을 육성하는 곳에 진출하는 것을 우선으로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북한 은행시장 진출 후 대출 상품 취급 시 유의사항으로는 토지개발가치담보형대출이나 에너지담보대출 형태의 상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북한 시장은 토지와 광물자원이 높은 담보가치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소유권 이전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국가 이외에 재산의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아 이를 담보하는 일반적인 거래가 어렵다.

    박해식·이윤석 연구위원은 "북한의 자금수요에 부응함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수출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는 원화 표시 대출상품의 취급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북한의 입장에서 원화는 외화이므로 북한에 진출하는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취급은 외국투자은행법 하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내 은행의 원화 표시 대출상품 취급은 북한 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하고, 남북 간 교역이 보다 활성화돼야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6년 말 기준 개성공단 교역을 포함한 남북 간 수출입 규모는 약 3억3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개성공단이 일시적으로 재개됐던 2014년~2015년에도 20억달러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