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재처방 및 재조제 비용 해당 제약사에 청구 방안 검토업계, NDMA 성분 검출 기준 없을 당시 조제… "책임 떠넘기나" 반발
  • 고혈압치료제 발사르탄 원료 사태에 대해 정부가 제약사들에게 구상권과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하겠다고 밝혀 업계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약업계는 정부 승인을 받은 적법한 원료를 사용했는데 이에 대한 회수 비용을 업계에 떠넘기려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최근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발암 의심 발사르탄 성분을 사용한 고혈압 치료제로 발생한 재처방 및 재조제 비용을 해당 제약사에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건복지부에 보고했다.

    문제가 된 고혈압 치료제가 전량 회수 조치되고 다른 치료제로 교체되면서 발생한 비용에 대한 책임을 제약사들이 져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불순물 발사르탄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들에게 본인 부담 비용 없이 재처방과 재조제를 인정해줬으며, 이에 따라 환자 34만여명이 재처방·재조제 받았다.

    이번 사태는 지난 7월 중국 원료의약품 전문업체 제지앙화아이가 고혈압 치료제에 들어가는 발사르탄 성분에 발암 의심 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 성분이 검출되면서 시작됐다.

    이 부분에서 제약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고혈압치료제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NDMA 성분 검출에 대한 기준이 없었고 NDMA의 발암 가능성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해당 원료의 유해성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생산된 제품들에 대해 허가를 내준 뒤 문제가 불거지자 이에 대한 책임을 업계에 넘기려고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A제약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뒤 고혈압약의 NDMA 허용 기준을 0.3ppm 이하로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면서 제약사들도 피해를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B제약사 관계자도 "제약사들이 의도적으로 발암 물질이 함류된 의약품을 제조한 것이 아닌데 모든 비용을 책임 져야 한다는 것은 정부가 오히려 의도적으로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주장이 아니겠나"라며 반박했다.

    식약처는 화하이 발사르탄 원료의 NDMA 검출량을 근거로 예비 인체영향 평가를 진행한 결과 최고용량인 320mg으로 매일 3년 동안 복용한 경우 자연발생적인 발암가능성에 더해 1만1800명 중 중 1명이 NDMA로 인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발암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연구결과도 발표되고 있어 유해성 여부는 논란 중이다.

    덴마크남부대학 안톤 포테고드 교수팀은 NDMA가 검출된 발사르탄 의약품 복용과 암 발생 위험의 연관성을 4년의 추적기간 동안 관찰한 결과 암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을 최근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가 문제가 된 고혈압을 회수 및 폐기하는 비용에 대해 이미 책임졌고, 아직 NDMA의 발암 가능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정부가 소송을 검토한다면 업계도 법적 절차를 밟아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