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 화재로 10만6000여대 리콜, 운전자들 많은 피해 겪어드라이빙센터·미래재단·레이디스 챔피언십 등 국내 기여 희석
  • ▲ BMW 520d.ⓒ뉴데일리
    ▲ BMW 520d.ⓒ뉴데일리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 중에 하나가 공과(功過)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의 잘못 하나가 그가 이룩한 성과를 덮어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서도 그렇고 스포츠나 기업도 마찬가지다. 잘못이나 실수가 있다면 마땅히 비난받고 처벌받아야겠지만, 그것이 전체 평가를 왜곡시켜서는 안된다. 흔히들 8번, 9번 잘하다가도 1~2번만 잘못하면 욕을 먹는다곤 한다.

    BMW코리아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BMW는 올 여름 가장 뜨거운 이슈를 만들어냈고, 고객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했다. 주행 중 화재가 잇따라 발생해 무려 10만6317대에 리콜 결정이 내려졌다. 아직도 운전자들은 불안해 하고 있고, 520d를 비롯한 리콜 대상 차량들은 주차장 등에서 차별을 받았다.

    사고 원인 파악에서부터 늑장 대응이나 은폐 의혹까지 각종 비난과 논란이 이어졌다. 분명한 것은 BMW 자동차에 문제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많은 운전자들이 피해와 불편을 겪었다는 사실이다. 즉, BMW의 잘못이고 과오라는 것은 바뀌지 않는다. 마땅히 욕을 먹고 그에 대한 처분이 뛰따라야 한다.

    하지만 간과해선 안될 것이 있다. 이번 사태가 그동안 BMW코리아의 성과를 폄하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BMW는 국내 자동차 산업을 위해 크게 세 가지 기여를 했다.

    우선 영종도에 드라이빙센터를 건립했다. 2014년 770억원을 투자해 오픈한 이 곳은 국내 최초의 자동차 복합문화공간이다. 전체 규모는 축구장 33개 크기인 24만㎡에 이른다. 현대차도 그동안 하지 못한 프로젝트를 수입차 브랜드에서 해낸 것이다. BMW그룹 내에서도 독일과 미국에 이어 세번째이며,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건립됐을 정도로 의미가 크다. 현재까지 67만명이 드라이빙센터에서 트랙 주행, 자동차 문화 전시 및 체험, 교통안전 교육 등을 경험했다.

    BMW의 사회공헌활동 중심인 미래재단의 활동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2011년 7월 공식 출범한 BMW코리아 미래재단은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지원해왔다. 미래의 글로벌 인재양성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특히 주니어 캠퍼스는 2014년에 영종도 드라이빙센터 내에 신설됐다. 기존에 11.5톤 트럭을 개조한 실험실 차량 '모바일 주니어 캠퍼스'도 2012년부터 전국을 돌면서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어린이들에게 과학창의 교육을 제공 중이다.

    또 BMW코리아는 2015년 수입차 최초로 KLPGA 대회를 개최했다. BMW 자동차 전시를 비롯해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선수와 갤러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지난해 대회는 총상금 12억원(우승상금 3억원)이었으며, 올해는 대회를 개최하지 않는다. 차량 화재 이슈 때문이 아니라 더 큰 그림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내년에 LPGA 대회를 유치해 국내 골프 스포츠 산업에 더 많은 기여를 하겠다는 계획 때문이다. 

    이외에도 BMW코리아는 지금까지 국내에 많은 투자와 기부를 했다. 신규 부품물류센터에 1300억원, R&D센터에 200억원, 차량물류센터에 200억원 등을 투자했으며, 지난해까지 264억원을 기부했다. 2026년까지 국내 협력업체들이 BMW로부터 수주한 금액은 10조원에 이른다. 딜러사를 포함한 국내 직간접 고용 창출도 약 5000명이다. 

    이러한 BMW의 노력과 성과들이 차량 화재 이슈로 폄하되고 왜곡되지 말아야 한다. 이제는 합리적인 시각으로 BMW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물론 하루 빨리 리콜이 마무리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돼 운전자들이 다시 불안에 떨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번 일을 교훈 삼아 BMW가 다시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수입차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