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불안정성 심화… 신규분양 위축지방 중심 입주지연 리스크에 현금흐름 둔화
  • 자료사진.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아파트단지. ⓒ뉴데일리 DB
    ▲ 자료사진.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아파트단지. ⓒ뉴데일리 DB
    정부의 잇단 부동산대책 발표로 주택시장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중견건설사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업지가 축소된 가운데 지방 중심의 미입주 리스크로 현금흐름도 둔화된 상황이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반도건설의 올해 분양물량(예정)은 3699가구에 그쳤다. 지난해 3165가구보다 소폭 늘었지만 2014~2016년 3년간 총 분양물량이 2만가구를 웃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2년간 급감했다.

    태영건설의 올해 공급물량은 1906가구로 지난해보다 25.2%(642가구) 줄었고 한양은 61.5%(1136가구) 급감한 711가구에 그쳤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1만가구 이상을 쏟아낸 호반건설도 올해 약 7540가구로 낮추는 등 중견사의 주택사업이 축소된 모습이다.

    중견사들의 주택 부문 매출 비중은 분양시장 호황으로 최근 4년간 크게 늘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정부의 택지개발촉진법 폐지로 공공택지 공급량이 줄어든데다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브랜드 인지도 등 대형건설사보다 경쟁력이 부족해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현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이어지면서 주택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되자 중견사들의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지방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는 중견사의 유동성 저하가 우려된다.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코오롱글로벌과 두산건설의 올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각각 마이너스(-) 1274억원, -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마이너스는 통상 결제조건 악화로 매출채권이 증가하는 등 운전자금 부담이 연초에 비해 늘어난 경우다.

    KCC건설과 태영건설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89.4%, 74.8% 급감하는 등 중견건설사들의 현금흐름 둔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김가영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주택시장 불안정성으로 지역별 양극화가 건설사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경기 화성시와 경남, 충북 등 위험관리지역 입주물량이 많은 건설사는 분양잔금 회수 지연 등으로 현금흐름 둔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주택산업연구원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시내 새 아파트 입주율은 91.4%로 큰 문제가 없었지만 지방 지역은 대부분 70% 초반대로 집계됐다.

    반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9개 건설사는 현대엔지니어링(-70억원)과 대우건설(834억원)을 제외하고 모두 1000억원 이상의 양호한 현금흐름을 기록하면서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대형사의 경우 아직 서울 지역 물량도 남아있는 등 기 분양물량과 분양실적을 바탕으로 주택사업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 등 대형건설사는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자체, 임대주택, 재건축 등 주택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어 2019년 이후에도 주택 중심으로 실적이 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