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통일사업부→한반도신경제센터로수은, 14조 남북협력기금 운용 채비… 기은, 중기참여 견인
  • 남북경협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북한판 개발금융'이 가시화되고 있다. 

    남북정상이 19일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남북 공동 경제발전대책을 강구하기로 합의하면서 경제협력방안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국책은행 수장으로 유일하게 특별수행단으로 직접 평양에 가면서 산업은행 주도의 정책금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향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금융지원 방안을 두고 남북 간 포괄적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뒤따른다. 

    금융업계에서는 민간자금이 남북경협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정책금융이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리스크가 클수록 국내외 여러 기관, 기업이 협력해 위험을 분담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동걸 회장 역시 이러한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갖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서 "남북 경협은 국내 금융기관 한 두곳이 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면서 "해외 금융기관, 국제금융기구와 협업해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남북경협을 지원할 채비를 차근차근 해왔다. 

    올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기존의 '통일사업부'를 '한반도 신경제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또 별도의 남북경협연구단을 신설했다. 이 회장이 이달 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중국 선양 일대를 다녀온 것을 두고 남북경협에 대비한 사전 답사차원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국책은행도 경협 대비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7월 인사때 북한 전문가 2명을 새로 영입하고 북한, 동북아연구센터 조직을 확대했다. 수출입은행은 통일부의 남북협력기금(IKCF)를 운용하고 있다. 현재 수출입은행이 조성한 기금 규모는 14조원에 달한다. 

    기업은행은 IBK경제연구소내 북한경제연구센터를 신설, 향후 중소기업 사업 참여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북한경제연구센터를 운영,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진흥공단 등과 함께 중소기업 지원센터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 개성공단 입주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주거래은행으로 기업은행을 이용하기도 했던만큼 지점 설립 등에 대한 의지도 어느때보다 높다. 

    이와 관련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여건이 조성된다면 남북경제 협력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 경협은 국제사회 협력도 필요하고 북한 제재 문제의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 늘 천명한 것처럼 차분하고 질서있게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