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자금조달', '수익구조' 불구 금융당국 대형사 육성 힘쏟아중소형사 입지 갈수록 줄어들어… '종합증권사' 보다 '특화전략'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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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 증시 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의 수익구조 개선에 대해 검증을 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형화에 성공한 증권사들의 자금조달 구조와 수익구조가 중소형사와 크게 다르지 않아 중소형사의 입지는 앞으로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산업의 자산규모는 지난 5년간 52.1%의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초 411조원 수준이다. 상반기 국내 55개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조6978억원으로 2007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대형 증권사의 급성장 때문으로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상위 5개 증권사의 평균 총 자산은 44조3600억원을 기록한 반면 33개 중소형사의 평균 총자산은 19조2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같은 격차는 지난 수년간 추진해온 대형사 위주 정책 결과로 판단된다.

    금융당국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 증권산업에서 대형증권사 육성을 위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왔고, 가시적 결과가 최근 들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자금조달과 수익구조는 규모와 관계없이 동일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소형사의 자기자본비율은 13.8%로 중형사(12.5%)나 대형사(11.6%)에 비해 높지만 총부채비율은 모두 80%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특히 자산별 구성요소의 비중 가운데 현금 및 예치금(15% 안팎), 증권(60%), 파생상품(20%)의 비율이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고, 수익구조 역시 위탁매매 비중이 업계 모두 40% 수준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장정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 자산규모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 및 수익구조가 규모별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은 모든 증권사가 종합증권사 모델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증권사들이 취급하는 상품 및 업무의 동질성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증권사가 특정부문에 집중할 경우 수익성 유지가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곳에 시장지배적 성격을 가진 소수 회사가 독과점적으로 수익을 향휴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논리에 주목했다.

    장 연구위원은 "규모의 경제 효과와 함께 기존보다 소비자 효용을 높이는 금융상품들이 등장한다면 대형사들에 의한 과점시장도 사회후생적으로 바람직할 수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소형사의 입지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결국 소형사들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타 증권사나 IT기업과의 합작 등을 통해 과감한 특화전략을 통해 소비자에게 적절한 상품을 공급할 역할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당장 하반기부터 업계 내 격차가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증시 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의 수익구조가 개선되는지 검증받는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배승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은 2010∼2011년만 해도 전체 수수료 수익의 65% 이상을 차지했으나 그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투자은행(IB) 수수료, IB업무와 관련한 기타 수수료 등이 그 빈자리를 채워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주요 IB들은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민감한 주식거래 수수료 등에 대한 의존도는 낮추고 지속 가능성이 큰 보수(fee)나 이자·배당 등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국내 증권사도 앞으로 글로벌 IB들과 유사한 방향으로 사업 모델의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