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실적 지속·해외 손실 마무리·수주 기대감 등"부동산 침체·해외 추가손실 가능성 등 낙관론 경계해야"
  • ▲ GS건설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소재 그랑서울. ⓒ뉴데일리경제 DB
    ▲ GS건설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소재 그랑서울. ⓒ뉴데일리경제 DB

    GS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이 5년 만에 '긍정적'으로 조정됐다. 주택 부문의 이익 지속과 해외 현안 프로젝트의 마무리, 해외수주 기대감 등이 요인이다. 신용등급 상향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호실적을 견인한 주택 부문이 시장 침체에 따라 주춤할 수 있는데다 해외 사업에서의 추가 손실 가능성도 여전해 경계의 시각도 상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용평가 3사는 GS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2017년 이전에 비해 확연한 영업수익성 회복세, 차입금 감소 등 재무부담 완화 등이 반영됐다.

    앞서 GS건설은 2010년 연간 영업이익 6329억원을 기록한 이후 93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2013년까지 4년 연속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었다. 신용등급도 줄곧 'AA'급을 유지해오다 2013년 'A'급으로 떨어졌다. 이후 'A+'는커녕 'A0', 'A-'로 추락했다. 최근 영업실적의 반등의 배경인 국내 주택사업과 달리 해외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은 탓이다.

    올 들어 GS건설은 해외 현안 프로젝트의 종료와 과거 충당금 환입 등이 이어지면서 리스크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견조한 주택 부문 실적에 더해 해외사업까지 이익 창출에 기여하면서 반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GS건설의 상반기 실적은 어닝파워를 보여주는 확실한 계기가 됐다"며 "주택 부문의 견고한 실적과 해외 저마진 현장의 마무리로 향후 이익 개선이 기대되며 하반기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수주 모멘텀도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실적 반등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건축 부문은 2015~2017년 평균 2만7000가구를 공급했다. 8월 말 기준 평균 분양률이 99.7%를 상회하는 등 우수한 분양 실적을 기반으로 2017년 9269억원, 2018년 상반기 4052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하며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주택 부문 비중 확대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시장 지위와 풍부한 수주잔고에 기반해 중단기적으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며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비중이 확대되면서 건축·주택 부문 수익성이 소폭 저하됐으나, 확대된 수주잔고와 분양실적을 감안할 때 양호한 수익성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2013년 이후 영업손실을 지속하던 플랜트 부문의 경우 올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플랜트 부문 내 주요 현장의 이슈가 일단락된 데다 주택 및 플랜트 사업장의 Change Order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대규모 손실을 반영했던 사우디아라비아 라빅Ⅱ사업 등에 제기한 클레임이 인정돼 1200억원이 환입되면서 영업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운전자본부담도 축소되면서 지난해 말 1조1703억원에 달했던 순차입금이 올 상반기 7457억원까지 감소했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해외 현안 현장 대부분이 준공 승인을 완료해 관련 미청구공사가 감소했으며 플랜트 및 전력 부문의 예정원가 조정 전 매출총이익률이 최근 진행 현장의 예정원가 조정 추이 등을 감안할 때 플랜트 및 전력 부문은 2017년 이전보다 개선된 수익성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상반기 1조2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상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감소 등 재무안정성 개선도 이뤄졌다.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3253억원의 자본 감소에도 상반기 3539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했으며 전환사채의 주식전환(약 1905억원), 차입금 상환에 힘입어 부채비율이 2017년 말 322%에서 상반기 277%로 개선됐다.

    같은 기간 PF 우발채무 역시 2조1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감소한 가운데 진행 현장의 분양률이 양호하고 장기미착공 PF도 감소해 PF 우발채무 위험도 과거에 비해 축소됐다.

    권기혁 실장은 "수익성 개선에 따른 영업현금창출 확대와 주택 부문의 운전자본 회수 등으로 양호한 현금흐름이 예상되며 이익 누적, 차입금 축소, 전환사채의 추가 전환권 행사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재무구조의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 자료사진. '포항 자이' 시공 현장. ⓒ성재용 기자
    ▲ 자료사진. '포항 자이' 시공 현장. ⓒ성재용 기자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해외수주 회복이 예상된다.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주요 타깃 프로젝트인 △알제리 소나트랙 정유공장 25억달러(+패트로팩) △UAE GAP 30억달러 △인도네시아 발리파판 정유공장 40억달러 △롯데케미칼 타이탄 NCC 40억달러 등 대형 현장에서 의미 있는 수주 성과가 예상된다.

    KTB투자증권 측은 "2019년 이후 발주 예정인 프로젝트는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의 국영석유회사(NOC)가 중장기 휘발유 수요 축소에 대비해 짓는 정유·석유화학 통합 프로젝트로, 발주 가능성이 높다"며 "GS건설의 경우 2010년 이래로 중동에서 연간 약 180억달러의 화공플랜트 프로젝트에 참여해 온 만큼 중단기적으로 화공플랜트 발주 확대 수혜가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점은 국내 관계사들도 화공플랜트 추가 증설을 결정했다는 점이다. GS칼텍스와 LG화학의 MFC(Mixed Feed Cracker, 생산시설), NCC(나프타분해시설) 증설로 인해 3조원대의 발주물량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다. 빠르면 연내 수주도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플랜트 수주 증가가 가능할 전망이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015년 이후 감소했던 플랜트 수주물량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계사 발주물량이 늘어나면서 플랜트 수주잔고를 채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선별 수주가 가능하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낙관론을 경계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당장 정부의 시장 규제 기조를 고려할 때 주택시장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특히 해외 현안 프로젝트 역시 대부분 완료됐으나, 진행 현장의 막판 원가율 상승 등도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영업실적을 지지하고 있는 주택사업의 경우 연이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으며 최근 급격하게 증가한 주택물량은 영업실적 및 운전자본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 미분양·미입주 위험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주택시장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권 실장은 "장기 미착공 현장인 경기 용인시 신봉2구역(PF보증 1965억원), 경기 고양시 식사지구 잔여분(1065억원)에 대해서는 집중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지방 현장의 경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미분양이 누적되고 있는 지역이 많은 만큼 해당 현장에 대한 공급물량 및 시기 조정, 준공 현장의 입주현황에 대해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사업에서 기존에 원가 상승을 반영한 진행 현장의 추가원가 조정 규모, CO 및 공기연장(EOT) 클레임 타결 내용 등에 따라 수익성 지표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원가 상승을 반영했던 이집트 ERC Refinery, 터키 STAR 등 준공 단계에 이른 현장의 추가원가 반영 여부와 쿠웨이트 KOC Wara, 베트남 NSRP 등 클레임 협상 결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특히 사우디 PP-12 복합화력발전소의 준공이 임박하면서 추가 공사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조윤호 애널리스트는 "해당 공사의 추가공사비가 얼마나 발생할 지는 추정하기 어렵지만, 상반기 기준 미청구공사액이 1069억원에 달하는 만큼 하반기에 걸쳐 그 정도 규모의 손실액은 발생 가능함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사업의 경우 경기 흐름에 따른 변동성이 있지만, 어느 정도 커버가 된다고 하더라도 해외 사업은 불확실성에 따른 우려가 상당하다"며 "과거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계속 손실이 났던 만큼 계속 주시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