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혐의 6차 공판 열기

"미술품 38점, 아트펀드 편입 적정했다"… 檢 증인들, 조현준 회장 옹호

검찰 "사익편취 위한 것"vs변호인 "아트펀드는 신사업 일환"

엄주연 기자 프로필보기 | 2018-10-01 19: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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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지난달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친 직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측이 아트펀드 조성으로 억대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시 적절한 판단 기준을 적용했다"며 부인했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강성수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ㆍ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 대한 6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은 조 회장이 아트펀드에 개인 미술품을 편입시키는 과정이 적절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검찰 측은 아트펀드 조성 자체가 조 회장의 사익 편취를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한 반면, 변호인 측은 아트 펀드 관련 사업은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것으로 과정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2008년 9월부터 2009년까지 개인 자금으로 산 미술품 38점을 아트펀드에 편입시켜 효성이 미술품을 비싸게 사들이도록 해 12억원의 차익을 취득하고 펀드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측은 "피고인 조현준이 미리 구입한 미술품이 갤러리를 통해 형식적으로 아트펀드에 편입된 것이 문제"라면서 "환율이 낮을때 미술품을 샀던 피고인은 이익을 보고,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미술품 시장이 침체되면서 아트펀드는 손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편입 과정에 대해서도 "피고인 조현준이 직접 추천한 사람이 PKM트리니티갤러리 대표라 작품 매입 가격도 피고인이 직접 영향을 미칠수 있는 구조"라면서 "한국투자신탁 자문위원도 모두 효성서 추천했다고 하는데, 피고인 조현준의 미술품을 고가에 매입해 주려고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앞서 효성은 지난 2008년 무역사업부문을 통해 300억원 규모의 아트 펀드를 조성했다. 아트펀드는 예술작품을 매입한 뒤 되팔아 발생한 차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상품이다. 당시 효성은 PKM트리니티갤러리를 통해 미술품을 수집했고, 한국투자신탁이 운영사를 맡았다.

조 회장 변호인 측은 아트펀드 운영을 위해서는 미술품을 구입하고 판매하기 위해 갤러리가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진품 보증을 거치기 위해 모든 미술품은 갤러리를 통해 들어온다"며 "이것이 미술품 시장에서의 기본적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미술품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였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글로벌 미술 시장이 1950년대 이후부터 2008년까지 꾸준히 성장했다"며 효성은 신사업의 일환으로 2006년부터 다양한 아트사업을 상세히 검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증인들도 조 회장이 구입한 미술품을 아트펀드로 편입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효성에서 아트펀드 실무책임자로 일했던 박모 전무는 "(조 회장이) 구입한 작품들은 아트펀드 포트폴리오에 적절했고, 개인이 다른 목적으로 샀다고 볼 수 없다"며 한국투자신탁의 미술품 가격 검증도 공정한 절차를 거쳤다고 자부했다.

박 전 전무는 변호인 측이 '3중의 까다로운 검증을 거치는 방법은 다른 아트펀드 구조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차별화된 요소인가'라고 질문하자 "객관성이 확립된 프로세스"라며 새롭게 추가된 특수관계인 거래 금지 약정에 대해서도 "고려할 요인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다음 증인으로 참석한 PKM갤러리 대표 박모 씨 역시 갤러리를 통한 작품 매입이 적절하다는 것에 동의했다. 박모 대표는 변호인 측이 '갤러리가 미술품 거래 당사자를 다 오픈한 뒤 양자 매도하도록 하고, 갤러리는 중간 수수료를 받기도 하냐'는 질문에 "그건 정상 방법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엇다.

아울러 아트펀드 출범을 앞두고 조 회장에게 미리 작품을 확보해둘 것을 권유했다고 증언했다. 박모 대표는 '좋은 미술품이 나오면 미리 잡아두는게 아트펀드 성공에 중요하냐'는 변호인 측 질문에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런 이유로 전시회에서 미리 미술품을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 측이 아트펀드 만기 당시 대부분 미술품이 안팔리고 그대로 있었다고 지적하자 "안 팔린 게 아니고 보다 높은 수익을 내길 원했는데 희망가격과 안 맞았다"며 "장기적 차원에서 볼 때, 좋은 미술품은 어쨌든 가치가 올라가니까 보관하는게 유리하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조 회장은 아트펀드 관련 혐의 외에도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 배임 혐의, 허위 급여 3억7000만원을 지급한 횡령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다음 공판은 오는 22일 오전 10시에 아트펀드 관련 증인신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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