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네트워크 병원, 험난한 여정 뚫고 합법화될까

최근 법원서 사무장 병원과 네트워크 병원 차이 인정 판결
헌재, 연내 1인1개소법(反유디치과법) 존폐 여부 판가름 예정

김새미 기자 프로필보기 | 2018-10-05 17: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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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디치과는 네트워크 병원의 대표적인 사례다. ⓒ유디치과


최근 국회에서는 불법 사무장 병원 개설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법안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러한 개정 움직임의 배경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과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가 네트워크 병원 죽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달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해 2월 대표 발의한 '의료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소회의를 거쳐 전체회의까지 통과시켰다.

해당 개정안은 사무장 병원뿐 아니라 의료인끼리 명의를 빌리거나 빌려주는 행위에 대해 ▲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 ▲의료인 면허 취소 ▲10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형 등을 부과하는 게 골자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사무장 병원을 뿌리 뽑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네트워크 병원까지 처벌 대상에 속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고 있다.

비(非)의료인이 의료인이나 의료법인의 명의·면허를 빌려 불법으로 개설하는 사무장 병원과 의료인의 동업 형태인 네트워크 병원은 엄연히 다르다는 얘기다.

네트워크 병원은 다른 지역에서 같은 이름을 쓰고 주요 진료기술, 마케팅 등을 공유하는 병원을 통칭하는 용어다. 전국 120여개에 달하는 유디치과의 경영지원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유디가 대표적인 사례다.

치협에서는 네트워크 병원이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대형마트인 양 묘사하고 있다. 유디치과는 치협이 지난 10년간 진료비를 저렴하게 책정한 치과를 괴롭혔기 때문에 뭉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한다. 치협이 발암물질 베릴륨(Be) 포함 의혹, 공업용 미백제 사건 등을 일으킨 정황이 있는 것을 견줘봤을 때 유디치과 쪽 주장에 좀 더 신빙성이 실린다.

더구나 네트워크 병원은 정보 공유, 의료기술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공동구매를 통해 원가 절감을 이루는 등 강점이 있다. 의료 소비자 입장에선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등 선택권이 높아지는 셈이다.

네트워크 병원을 불법화한 '1인1개소법(의료법 33조 8항)'이 치협의 입김으로 입법됐다는 것은 치과계의 공공연한 사실이다. 치과계에서 1인1개소법은 '반(反)유디치과법'으로 불린다.

네트워크 병원인 유디치과와 튼튼병원은 해당 법에 반발해 지난 2015년 9월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제기했다. 이르면 이달 헌법재판소에서 위헌법률심판을 통해 1인1개소법의 존폐 여부를 판가름하게 된다.

애초에 1인1개소법은 졸속 입법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해당 법은 양승조 더불어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발의한 후 2개월 만에 본회의를 통과해 개정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유디치과에 힘을 실어주는 판결도 나와 헌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 1월 서울행정법원 제12부(부장판사 장순욱)는 올 1월 11일과 12일 유디치과가 건보공단에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유디치과는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해 건보공단으로부터 27여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이로써 1인1개소법을 둘러싼 치과계의 갈등에서 유디치과가 유리한 위치에 올라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의료계에도 불황으로 인해 의원급 의료기관이나 중소병원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병원을 구성하려는 변화가 일고 있다. 진료비를 낮추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등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몸부림이다. 시대적 흐름을 감안하더라도 네트워크 병원의 필요성은 인정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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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새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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