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 차례 대차 거래로 대출 전환채권은행과 계약만기 도래 '관심집중'
  • ▲ 왼쪽부터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 김남호 DB손보 부사장.ⓒDB그룹
    ▲ 왼쪽부터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 김남호 DB손보 부사장.ⓒDB그룹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과 김남호 DB손보 부사장이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대차거래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처를 바꾸과정에서 보유주식수와 지분율 등 주요 계약내용도 변경됐다. 김준기 전 회장과 김남호 DB손보 부사장은 주식이 담보로 잡힌 채권은행과의 계약 만기일이 다가오고 있어 추가적인 대출처 변경 및 지분율 변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7일 김준기 DB그룹 회장의 DB손보 주식수는 기존 430만8500주에서 470만8500주로 확대됐다. 지분율은 6.65%를 기록했다. 작년까지만해도 5%대였던 지분율은 지속해서 확대되는 모양새다.

    김준기 회장은 지난 4아들 김남호 DB손보 부사장에게 주식 10만주빌려 하이투자증권 주식담보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작년 9월 5.94%였던 지분율은 올해 4월 6.06%로 확대됐다.

    이후 김준기 회장은 김남호 DB손보 부사장에게 올 상반기 빌렸던 10만주를 반환하고, 50만주를 다시 빌려 하이투자증권 주식담보 대출을 실행했다.

    지난 4월 우리은행 주식담보를 하이투자증권 대출로 전환한데 이어 국민은행에서 받았던 대출 계약을 금리 조건이 좋은 하이투자증권 대출 계약으로 묶는 방식으로 갈아탔다는 게 DB그룹 측의 설명이다.

    김준기 전 회장은 과거 동부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해 거액의 사재를 털어 자금의 여유가 없다. 기존 채권 은행과의 계약 만료가 도래하면서 김남호 DB손보 부사장 이름으로 체결했던 제3자 담보 방식 대출이 최근 대차거래를 통한 주식담보로 전환된 것이다.  


    김남호 DB손보 부사장이 김준기 전 회장에게 주식을 빌려주면서
    지분율은 기존 9.01%에서 올해 4월 8.87%로, 최근에는 8.30%로 쪼그라 들었다. 

    대차거래는 차입자가 기관투자가 등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내고 주식을 빌린 뒤 추후 대여자에게 같은 주식을 반환하는 것을 약정하는 거래를 말한다. 통상 주식 대여자는 의결권을 제외한 모든 유·무상증자, 배당 등의 경제적 권리를 유지한다.

    DB그룹 관계자는 “김남호 부사장의 지분이 추가로 담보 제공된 것이 아니다"라며 "기존 은행을 통한 3자 담보 방식이 증권사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주식대차거래 방식으로 바뀌면서 공시시스템 상 김 전 회장의 지분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약정에 따라 실제 담보 주식의 의결권, 배당권 등 주권은 주식 대차약정에 따라 여전히 김남호 DB손보 부사장에게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 채권 은행 등에 담보로 제공한 주식 계약 기간 만기가 도래하고 있어 추가적인 대출 전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년 1월 말 KEB하나은행과 체결한 주식담보 계약이 대부분 만료되기 때문이다. 김준기 전 회장이 내년 1월 말 만기가 도래하는 주식담보 계약은 지난 2012년에 KEB하나은행과 계약을 체결한 56만주, 2014년에 하나은행과 계약을 체결한 115만주 등이다. 3자 담보 방식으로 체결했던 계약들도 만기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호 DB손보 부사장 이름으로 체결한 KEB하나은행과의 계약도 내년 1월 51만주, 58만주가 각각 계약 종료된다.

    주식담보대출은 약정 만기기간 내에 변제하지 못하거나 담보가치가 설정가 이하로 하락하면 대출자 의사와 상관없이 주식이 일괄매도 되는 반대매매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경영권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주가가 하락할 위험성도 지니게 된다. 주식담보대출은 담보권자가 상환을 요구하는 경우 다른 투자기관에서 자금을 융통해 상환을 하고 담보권자를 바꿀 수 있으며, 좀 더 유리한 대출 조건의 투자기관으로 담보권자를 바꿀 수도 있다.

    한편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과 김남호 DB손보 부사장은 동부그룹이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던 2012~2013년 동부건설 차입금 상환지원을 위해 국민은행 등에서 동부화재(DB손해보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김준기 전 회장의 DB손보 보유지분은 420만주로 전량이 KEB하나은행, 산업은행 등에 담보로 잡혔다. 김준기 전 회장은 DB손보 2대 주주이며, 지난해 9월 여비서 상습 성추행 논란 등 불미스런 사건으로 경영일선에선 물러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