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받은 3세대 면역 항암제 ‘펙사벡’ 주목2020년 상업화 목표…재무적 리스크 감소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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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젠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 2위인 신라젠은 국내 주식시장의 제약‧바이오 업종 ‘붐’의 중심에서 최근에는 핵심 파이프라인의 임상종료를 앞두고 있어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6년 설립된 신라젠은 ‘면역 항암치료제’ 개발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면역 항암치료제란 ‘3세대 치료제’라고도 불린다. 원리는 환자의 면역세포와 암세포가 결합하는 통로를 차단해 치료하는 방식이다. 기존 2세대 표적항암제의 내성, 치료가능한 환자층의 한계 등을 개선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앨리슨 미국 텍사스 MD 앤더슨 암센터 교수와 혼조 다스쿠 일본 교토대 의과대학 명예교수가 바로 이 면역항암제 개발에 기여했다. 이 덕분에 면역항암제에 쏠리는 세계인의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2년 기준 글로벌 항암제 시장 규모 약 214조원 중 면역항암제는 9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라젠의 대표 파이프라인이 바로 면역항암제인 ‘펙사벡’이다. 펙사벡은 천연두 바이러스를 이용해 개발했으며 현재까지 한국,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간암분야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해 왔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펙사벡의 시장 가치는 최대 1조원에 달한다.

    이 덕분에 회사는 상장 전부터 ‘대어’로 손꼽혀왔다. 2016년 12월 코스닥 상장 전 장외시장에서의 시가총액이 1조원에 달했다. PER도 33.7배에 달했다. 

    2015년 기준 매출 18억원, 영업손실 237억원을 기록해 ‘적자 상태’였던 만큼 2020년 흑자전환 후 당기순이익 추정치(1038억400만원)을 기준으로 환산해 산출한 것이다.

    공모가 1만5000원으로 시작한 신라젠은 약 열흘만에 90%나 오르며 급성장했다. 이후 상장 1년이 채 되지 않은 지난해 11월 10만원대에 진입했다.

    최근 펙사벡의 임상3상 책임자인 가산아부 알파 미국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MSKCC) 교수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펙사벡의 임상3상은 전 세계적으로 순항 중이며 임상 데이터 역시 매우 잘 축적하고 있어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다시 상승했다.

    기존 약물과의 병용요법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펙사벡은 지난해 7월부터 글로벌 제약사 BMS의 ‘옵디보’와 병용치료법에 대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타 약물과의 병용치료 효능이 확인되면 시장 진입이 더욱 수월해저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더욱 주목하고 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올 하반기 주목해야 할 바이오 종목 중 하나로 신라젠을 지목하며 펙사벡과 옵디보의 병용요법이 글로벌 학회 발표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단, 펙사벡의 상업화 예상 시점인 2020년 이전까지는 이렇다 할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신라젠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42억원과 영업손실 301억원, 당기순손실 27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전일 기준 신라젠의 PER는 –90.91, PBR(주가순자산비율)은 26.82배로 동일 업종(연구개발) 평균(12배)에 비해서도 크게 높아 고평가 우려가 있다.

    하지만 신라젠의 경우 이제까지 연구개발에 소요되는 자금을 판매관리비 등으로 비용처리해 적자 상태가 지속돼왔다는 점을 고려, 향후 제약사 회계기준이 변경됨에 따라 개선될 여지도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올 3분기부터 신약개발에 대해 임상 3상 개시를 승인받은 경우에 한해 개발비용을 ‘자산’처리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신라젠도 임상 3상중인 펙사벡 등이 이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