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AMG 드라이빙 아카데미 론칭...하루 교육비 100만원 교육이란 순수한 목적이 가진 자들 사교장으로 변질될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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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100만원이라구요? 국내에서 차도 엄청 팔면서 이건 진짜 너무하네요."

    지난 8일 AMG 스피드웨이 익스피리언스 행사에서 벤츠코리아가 하루 드라이빙 교육에 100만원 하는 프로그램을 론칭했다는 소식을 전한 나에게 한 수입차 관계자가 보인 반응이다.

    연간 수만대 차량을 국내에 판매하는 벤츠가 최근 드라이빙 아카데미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운전에 관심을 가지는 이에게 전문가를 초빙해, 하나부터 열까지 드라이빙 기술에 대해 세세하게 가르쳐주겠단 취지다.

    여기까진 좋다. 벤츠가 제시한 가격을 듣기 전까지. 벤츠코리아는 하루 교육 비용으로 100만원을 책정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이라 홍보하고 있다.

    일반인에게 이러한 금액은 큰 부담이다. 누구나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교육이 절대 아니다. 벤츠나 동급의 차량을 구매한 자칭 '있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 프로그램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벤츠의 이러한 프로그램이 교육이란 순수한 목적을 떠나 가진 자들의 사교장으로 변질될 수 있단 우려를 보내고 있다.

    가는 길 또한 쉽지 않다. 스피드웨이가 위치하고 있는 곳은 에버랜드와 무척 가깝다. 주말이면 많은 이들이 에버랜드로 향하기 때문에, 교통지옥으로 꼽히는 장소다. 지난 8일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행사도 샌드위치 휴일이 겹친 탓에 도착하기까지 두시간이 넘게 걸렸다.

    다시 말해 드라이빙 아카데미에 참석하려는 이는 비싼 가격과 거기다 교통 체증으로 인한 짜증까지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벤츠의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BMW 프로그램과 확연히 차이난다. BMW는 드라이빙 센터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본인의 수준에 맞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가격 또한 2만원에서 200만원까지 나와있다.  물론 여기에도 100만원, 200만원 프로그램이 있다. 하지만 벤츠와 같이 단체로 진행하는 교육이 아니라 프라이빗 코칭(개인교육)이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벤츠는 현재 초급 과정인 AMG 퍼포먼스 참가 비용만 밝혔다. 이 교육을 수료해야만 다음 과정인 AMG 어드밴스드로 넘어갈 수 있다. 어드밴스드는 2일 동안 진행된다. 가격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이틀동안 진행되는 만큼 100만원 이상의 가격대가 매겨질 것은 당연지사다. 결국 벤츠 드라이빙 스쿨을 수료하기 위해선 최소 200만원 이상의 비용이 소모되는 셈이다.

    벤츠는 올해 9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5만746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수입차에서는 넘볼 수 없는 1등이고, 국내 업체인 한국지엠과 르노삼성과 견줘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이다.

    이처럼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벤츠코리아가 더 많은 이들이 저렴한 가격에서 벤츠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