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50년 묵은 낡은 주세법… 이제는 달라져야

"주세 과세체계, 공정경쟁 지향형 종량세로 전환해야" 목소리 높아져

한지명 기자 프로필보기 | 2018-10-15 11:16:23

프로필 사진
  • 트위터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구글 북마크 
  • 네이트온 쪽지 
  •   
  • 프린트
  • 메일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국정감사를 앞두고 주세개편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종량세 전환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예상되면서 업계도 개편안 추진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국내 주류업계의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한지명 기자


먹고 마시는 즐거움.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는 중요한 인간의 기본 욕구다.

TV를 틀면 ‘먹방’이 넘쳐나고 SNS에 음식 사진이 셀 수 없이 올라오는 것도 이를 대변한다. 여기에 ‘소확행’ 열풍으로 맛있는 음식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이 비싸지만, 국내 맥주 대신 프리미엄 수입 맥주나 국산 수제 맥주를 찾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국산 맥주는 왜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까. 큰 이유로는 정부가 50년 넘게 고수하는 낡은 종가세에 있다. 소비자는 다양하고 맛있는 술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마실 권리가 있다. 따라서 정부가 소비자를 위한 세금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종가세는 좋은 술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없게 만든다. 

수입맥주는 수입원가에 관세만 더한 데에 과세하지만 국산맥주는 제조원가에 관리비용·유통이윤까지 더한 후 과세해 과세 표준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국산맥주가 더 비싸다 보니 수퍼마켓에서는 수입맥주가 국산맥주보다 인기가 좋다. 이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국내 업체도 다양하고 깊은 맛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와 업계는 종가세를 알코올 함량이나 용량 기준으로 매기는 종량세로 바꾸는 안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국산 대기업 맥주가 수입 맥주에 역차별 받는다는 것이 논점이 되어 국세청이 기획재정부에 종량세 전환을 건의했다. 그러나 기재부가 저렴한 수입맥주 가격이 올라가 서민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자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국정감사를 앞두고 주세개편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종량세 전환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예상되면서 업계도 개편안 추진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국내 주류업계의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종량세 도입 주장은 특정 주종을 유리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있는 과세 표준을 개선해달라는 것”이라며 “전 주종 형평성을 맞게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기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를 포함해 5개국을 제외하면 모두 종량세를 택했다. 국내는 종가세로 부과되는 세금이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다. 소비자가 더 이상 ‘호갱’이 돼서는 안 된다. 결국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위한 세금은 종량세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주세 정책이 맥주산업의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을 이유는 없지 않은가.
프로필 사진

  • 한지명 기자
  • summer@newdailybiz.co.kr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