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트럼프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시 25% 관세 위협美 현지 판매되는 쏘울·쏘울 EV·스포티지, 전량 광주공장서 수출
  • ▲ 기아차 뉴 쏘울.ⓒ뉴데일리
    ▲ 기아차 뉴 쏘울.ⓒ뉴데일리

    기아차가 연말 출시 예정인 신형 쏘울 성공이 미국의 관세폭탄 여부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미국에서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되는 쏘울은 모두 광주공장에서 생산해 수출되고 있어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사실상 수출길이 막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극단적인 보호주의 무역정책이 현대기아차에 불통이 튀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올해 12월쯤 3세대 신형 쏘울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2008년 9월 첫 선을 보인 박스형 자동차 쏘울은 2013년 10월 2세대 모델로 진화했다. 2016년 8월 부분변경 이후 2년여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오는 것이다.

    3세대 신형 모델이기에 내년 판매를 이끌어갈 선봉장인 셈이다.

    쏘울은 내수판매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미국 수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차량이다.

    기아차는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K5(수출명 뉴 옵티마)와 쏘렌토를 생산해 판매한다. 이외 차량은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데, 특히 광주공장에서 쏘울, 쏘울 EV, 스포티지를 수출한다.

    특히, 쏘울은 지난해 미국에서 11만5712대가 판매돼, 11만7596대가 팔린 K3(수출명 포르테), 10만7493대가 팔린 K5(수출명 뉴 옵티마)와 함께 가장 주력 모델로 꼽한다.

    쏘울은 신형 출시를 앞두고 노후화됐음에도 올해도 1~9월까지 7만7888대가 팔리며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연말에 신형 모델이 출시되고, 미국 수출이 시작되는 내년에는 현지에서 연간 10만~15만대가 팔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달초 광주공장에서는 신형 쏘울에 대한 성공적인 양산을 다짐하는 결의 대회를 갖기도 했다. 
     
    문제는 관세다. 쏘울은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지 않고 국내에서 전량 수출하는 물량으로 판매되고 있어 관세에 민감하다.

    미국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자동차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지에서는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우려가 큰 상황이다.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밀려 사실상 수출길이 막히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면제를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검토해보라고 지시했지만, 아직까지 윤곽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윌버 로스 상무장관, 조니 아이잭슨 조지아주 상원의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잇따라 면담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율의 관세보다는 캐나다와 멕시코처럼 쿼터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USMCA 협정을 체결하면서 연간 260만대 승용차에 대해 미국 수출 시 관세를 면제키로 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과 미국은 FTA도 개정했기 때문에 25% 관세 부과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할 것 같다”며 “캐나다와 멕시코처럼 쿼터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럴 경우 쿼터 적용되는 물량이 관건이라며 최소 110만대는 돼야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의 결정은 중간선거(11월6일)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