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특별수행원, 23일 광화문 인근서 만찬 회이재용·최태원·구광모 등 참석여부 아직 미정
  • 최태원 SK 회장(오른쪽부터)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지난달 18일 북한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와의 면담에 참석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최태원 SK 회장(오른쪽부터)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지난달 18일 북한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와의 면담에 참석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재계가 정부 주재로 열리는 방북사절단 관련 만찬 회동에 난감해하고 있다. 주요 기업 총수들이 북한에서 돌아온 지 한달 밖에 지나지 않아, 숙제검사에 가까운 만남에서 내놓을만한 확실한 준비가 돼 있지 않아서다. 

    18일 재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했던 특별수행원들은 오는 23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만찬 회동을 한다.

    이 모임은 특별수행원 중에서도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등 원로인사 등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특별수행원들에게 연락을 취해 참석여부를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특별수행원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주요그룹 총수가 포함돼 있다. 이날 회동의 취지는 북한에서 경험한 것에 관해 심도 있는 토론을 하자는 것이지만, 사실상 주요기업에게는 대북 투자 관련 사안을 점검하는 자리로 여겨질 수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투자 관련 프로젝트에는 현지 실사와 내부 논의 등 최소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며 “정부에 내보일만한 성과를 한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도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

    삼성전자와 SK, LG 등은 총수들의 방북 이후 내부적으로 관련 상황을 파악하며 대비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SK는 최 회장이 돌아온 시점부터 관련 논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화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LG는 구광모 회장의 지시로 경제연구원을 통해 현지 사정만 파악 중이다. 삼성전자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북 제재가 여전해 이들 기업에는 현재 흐름을 ‘관망’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모습이다. 이 상황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회동에 나서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요기업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대북 사업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게 없다”며 “이 상황에 숙제검사에 가까운 모임이 추진되는 것에 난감할 뿐이다”고 전했다.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등이 회동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이 부회장은 현재 해외출장 중이며, 최 회장과 구 회장 역시 아직 참석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과거에도 남북정상회담 직후 특별사절단으로 구성된 모임이 만들어진 바 있다. 2000년에는 ‘주암회’가, 2007년에는 ‘보통회’라는 모임이 구성됐다. 모임명은 당시 숙소였던 주암초대소와 보통강호텔에서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