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톱·이마트24, PB 후발주자… 편의점 5社 자체제품 전쟁“PB가 효자” 편의점업계, 전체 매출 중 30% 육박… 경쟁사 차별화 전략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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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체 상품(PB)을 확대해서 경쟁사와 차별화해라."

    유통업계가 ‘PB(Private Brand)’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대형마트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백화점·홈쇼핑에 이어 편의점 업계도 앞다퉈 ‘자체상품’을 늘리고 있다. 과거 제조업체의 상품을 유통만 했던 유통업계가 자체상품을 출시하며 경쟁사와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이는 PB가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단골을 확보하는 확실한 마케팅 수단인 데다, PB 비중이 높아지면 그만큼 매출도 늘어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 미니스톱·이마트24, 자체체품 선봬… 편의점 5社 PB전쟁

    19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미니스톱은 자체브랜드 ‘미니퍼스트(MIN1ST)’를 론칭했다. 이로써 CU(씨유),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등 국내 주요 편의점 5개사 모두 PB 브랜드를 갖추게 됐다.

    미니스톱은 PB 제품군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그동안 MPB 형식의 ‘오리지널 상품’이 있긴 했지만, 이를 통합할 수 있는 브랜드명이 있진 않았다. PB 출시와 함께 기존 오리지널 마크가 붙어있던 제품도, 품질이 좋은 제품을 상대로 PB상품으로 리패키지해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 후발주자인 이마트24도 지난 7월 ‘아이미(I’m e)’라는 이름을 달고 PB(이마트24는 PL)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마트24는 현재 개발 예정 상품을 포함해 30개의 상품을 출시했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까지 상품 품목을 200여 개로 늘릴 예정이다.

    그동안 중복 논란이 됐던 자회사 이마트의 자체 PB ‘노브랜드’와의 상품 중복률도 1%대로 낮췄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현재 PL상품인 하루2리터(500ml)가 매출 1위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독자적인 상품 개발을 통해서 점차 PL상품을 확대해나가고 노브랜드 제품을 줄여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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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B가 효자” 편의점업계, 전체 매출 중 30% 육박

    편의점 업계의 PB 매출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국내 3대 편의점인 GS25·CU·세븐일레븐 등의 PB 비중은 30% 안팎에 이른다. 커피, 물, 디저트 등의 상품군은 PB가 휩쓸고 있다.

    GS25에 PB상품 유어스 매출 비중은 2016년 35.9%, 2017년 36.4%, 2018년(1~9월) 36.7%로 매년 늘고 있다. 종류는 2000 여종. 편의점에서 바로 내려주는 원두커피의 경우 GS25의 ‘카페25’, 생수 ‘함박웃음 맑은샘물 2L, 500ML’, 샌드위치 유어스 아이돌인기샌드위치, 고진많도시락 등이 대표 인기 상품이다.

    CU PB 상품 매출도 4년 사이 약 5배 가까운 성장폭을 보였다. 'HEYROO(헤이루)’의 매출신장률을 살펴보면 2013년 7.6%에서 2016년 35.3%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에도 19.1% 상승했다. 올해도 전체 매출에서 PB 비중이 20%(1~9월)를 차지하고 있다. 효자 상품은 ‘델라페 컵얼음’. 올해 폭염이 계속되면서 7월 판매량은 사상 처음으로 2000만 개를 돌파했다. 

    세븐일레븐도 PB 비중이 35.9%를 차지할 만큼 높다. 2018년 상반기 10위 제품 중 PB 제품인 △세븐카페 △옹달샘물500ml이 나란히 1위와 7위를 기록했다.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는 2015년 1월 나온 뒤 현재까지 판매량이 1억 개를 넘겼다.

    GS25 관계자는 “PB상품은 과거 생수로 시작해서 지금은 고객들이 필요한 대부분의 카테고리 상품으로 출시되고 있다”며 “편의점 PB상품은 앞으로도 트렌드를 반영해 고객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도록 개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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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B 열풍…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대 "미래 먹거리" 
     
    유통업계에서 본격적으로 PB 제품을 선보인 곳은 대형마트다. 대형마트 매출에서 PB가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PB에서 가장 앞서는 유통업체는 이마트다. 이마트는 노브랜드를 중심으로 피코크 등 다양한 PB를 전개하고 있다. 이마트의 PB비중은 전체 매출의 14% 수준. 노브랜드와 피코크에 대한 구매 경험율이 각각 84.3%, 42%로 높다. PB를 통한 소비자 충성도를 확보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홈쇼핑에서는 CJ오쇼핑이 선두주자다. 속옷 브랜드 ‘피델리아’와 패션 브랜드 ‘셀렙샵’을 앞세워 지속적으로 매출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패션 PB를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올해 해외에서만 PB상품 취급고 35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PB 상품의 비중이 높아지면 해당 업체의 수익성도 좋아진다. PB 상품의 마진율이 NB 상품보다 일반적으로 5~10%포인트 높기 때문이다. 유통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업체별로 가격차가 크지 않은 NB 상품만 팔아서는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해당 점포를 찾아올 수밖에 없는 차별화 요소로 ‘자체 상표’ 상품의 중요성이 점점 커질 것”이라며 “유통업계도 가격경쟁력에 주력하던 기존 업계의 틀을 깨고 PB를 통해 가격 대비 맛(품질), 용량, 패키지, 디자인 등 다양한 새로운 경험을 전달함으로써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