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에 이어 방산부문 사업구조 재편…독립경영 강화·경쟁력 극대화한화 3형제 에이치솔루션 통해 경영자금 확보…3세 경영승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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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그룹이 계열사별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올리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과정에서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3세 승계 작업도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가 태양광에 이어 방산부문의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등 사업재편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복잡한 지배구조를 정리하고 사업부문별 독립경영을 강화하는 등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2일 ㈜한화 기계부문에서 항공사업과 공작기계사업을 2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항공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작기계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에 편입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함께 한화지상방산과 한화디펜스의 합병도 결정했다. 한화지상방산은 K-9 자주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회사이며 한화디펜스는 K-21 장갑차, 비호복합 등 기동·대공무기 위주로 제품을 생산해 왔다. 이를 통해 방산 분야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신용평가 기관들도 이같은 사업재편 작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최재헌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이러한 구조조정은 장기적으로 방산을 중심으로 하는 일련의 사업재편 과정으로 판단된다"며 "사업역량 강화 등 긍정적 효과와 함께 향후 매출 및 이익규모 확대 등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앞서 한화그룹은 한화첨단소재와 한화큐셀코리아를 합병하면서 한화케미칼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을 일원화했다. 올 초 한화시스템과 한화S&C 합병을 시작으로 방산 계열사 구조 재편 작업도 순항 중이다. 최근에는 그룹 지주회사 격인 ㈜한화가 그룹 모태인 화약부문과 방산부문을 통합했다.

    김승연 회장이 제시한 중장기 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8월 앞으로 5년간 22조원을 투자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래 핵심 먹거리로 꼽히는 태양광 사업에 8조원, 방산 부문에 4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 측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한화그룹 내 항공사업 역량을 집중해 사업기회를 확대하고 항공엔진과 기체부문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라며 "글로벌 항공분야의 혁신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한화그룹
    ▲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한화그룹
    ◆ 삼형제 실탄 확보, 향후 사용처에 관심 집중

    이같은 사업구조 개편 작업이 지속되자 한화그룹의 경영 승계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룹별 계열사 인수합병으로 김동관·동선·동원 삼형제가 경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업계에서는 에이치솔루션으로 흐르는 자금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큐셀코리아의 지분 9.97%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은 한화그룹 오너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예전부터 한화그룹 경영승계의 핵심으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 지난달 한화첨단소재가 한화큐셀코리아를 합병하면서 한화큐셀코리아 지분 10%를 갖고 있던 에이치솔루션은 544억의 교부금을 받게 됐다. 에이치솔루션이 최대 주주인 한화종합화학도 2736억원의 현금을 챙겼다.

    에이치솔루션의 몸값이 상승하면 3형제의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도 보다 명확해 진다. 업계에서는 에이치솔루션의 덩치를 키워 ㈜한화와의 합병하거나 에이치솔루션을 상장해 자금을 확보한 뒤 ㈜한화 지분을 상속받는 방안이 꾸준히 거론돼 왔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사업구조 개편은 유사한 사업끼리 묶어서 시너지를 내고자 하는 차원"이라며 "순수 지주회사로 가는 과정이나 3세 승계 작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