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집행하면 정보공개청구 취소홍보 예산 감축·지출 제한 이어 과도한 정보 요구, 피로도 가중
  • ▲ 대학들을 상대로 몇몇 언론매체가 정보공개청구에 나서면서 광고 수주를 목적으로 자료 요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곱지 못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 대학들을 상대로 몇몇 언론매체가 정보공개청구에 나서면서 광고 수주를 목적으로 자료 요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곱지 못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대학 홍보부처가 이중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신입생이 줄면서 관련 예산도 예년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광고를 노린 민감한 내용의 정보공개 청구도 잇따르고 있다.

    가뜩이나 인원이 부족한 터에 응대에도 한계를 느끼면서 직원들의 피로도도 가중되고 있다.

    최근 한국대학홍보협의회에는 '정보공개청구'를 이용해 자료를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회원대학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기사작성 등의 정상적인 자료 요청 외 몇몇 사례는 의도적인 광고압박용으로 대학홍보협은 악용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은 A사가 제기한 정보공개청구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대부분의 내용이 그동안 대학가에서 논란이된 내용의 재탕삼탕 수준이다보니 대응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B사는 그동안 대학들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제기했는데, 해당 매체에 광고가 진행될 경우 자료 요구를 사실상 중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사의 경우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고, C사가 여러 학교에 정보공개청구를 동시에 보내면서 곱지 못한 시선을 받고 있다.

    D대학 관계자는 "정보공개청구와 관련해 몇몇 매체가 예산 사용처 등 민감한 부분을 요구했는데 광고가 이뤄지면 중단되는 상황이 대학가에 전해졌다. 이로 인해 여러 대학이 광고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고, 한 매체는 아예 동시에 개별 대학이 아닌 다수 학교에 정보공개청구를 하는 경우도 있어 혹시나 하는 부분에 긴장할 정도다"고 말했다.

    전국 200여개 4년제 대학의 홍보 담당자 등이 활동 중인 대학홍보협에는 과도한 정보 공개 요구에 대한 학교별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정보공개청구가 제대로 활용되어야 하지만, 악용하고 있는 사례가 거론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를 대비한다며 교육부가 강제 정원 감축에 나서자 대학들은 재정 악화를 우려했다. 이 가운데 등록금 동결은 10년째 이어지면서, 홍보 예산은 예전보다 축소된 상황으로 대입전형료 수입을 통한 홍보비 지출 비율은 일정 수위로 제한됐다.

    '대학 입학전형 관련 수입·지출의 항목 및 산정 방법에 관한 규칙'에서 규정한 홍보비 비율은 신입생 선발 규모에 따라 15~35%로 제한, 지난해보다 5%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입시 정보 안내 등 설명회 비중을 확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광고 수주로 의심되는 정보공개청구는 업무량 증가 등 피로도가 심화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홍보비는 학교를 알리는 부분으로 입시설명회 등에도 소요된다. 신입생 유치를 위한 홍보 활동이 중요한 상황에서 예산이 예전보다 줄어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측은 "민감한 자료를 요구할 경우 공개할 수 없지만, 요청이 지속된다면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정보공개청구 제도가 악용되는 사례가 지속될 경우 대학홍보협은 대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홍보협 집행부는 "목적, 사유가 명확하고 알권리를 위한 자료 요청이라면 이해하겠지만 광고 수주를 위한 정보공개청구 남발된다면 대처할 방침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