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설비투자 부진 영향…2·3분기 0%대 머물러4분기 0.8%이상 성장 시 수정 전망치 도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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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0%대 중반에 그쳤다. 이에 따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2.7%를 달성하는 게 점점 버거워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3분기 경제성장률(GDP)은 전 분기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0.2% 성장했다.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9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0.2%)을 기록했다가 올해 1분기 1.0% 성장으로 돌아섰지만 2분기 0.6%로 내려간 뒤 3분기에도 같은 흐름을 이어갔다.

    앞서 한국은행은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2.7% 성장이 가능하려면 4분기 성장률이 0.8% 이상이어야 하지만 불안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외 경기 하강 우려가 큰 상황에서 투자 부진이 지속되면서 내년 경제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분기 경제성장률 둔화의 가장 큰 원인은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감소세가 2·3분기 계속 나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투자는 6.4% 감소해 외환위기 시절이던 1998년 2분기 이후 2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2분기(-5.7%)에 이어 3분기에도 역성장(-4.7%)했다.

    반면 수출과 민간소비의 증가 폭은 확대됐다. 수출은 반도체 중심으로 호조를 이어가며 3.9% 증가했으며, 민간소비는 화장품과 의류 등 소비가 늘어 0.6% 증가했다.

    박양수 경제통계국장은 "설비투자는 과거 대규모 투자가 있었던 기계류를 중심으로 조정이 일어나고 있으며, 건설투자 역시 과거 몇 년 동안 지속됐던 투자붐이 끝나면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과 설비가 최근 몇 년간 많이 이뤄지면서 레벨 자체가 높아졌다가 현재는 마이너스인데, 경기 순환상 투자 조정은 가끔 일어난다"며 "아직까지 수출 증가세가 양호하므로 미·중 무역분쟁이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수입은 화학제품이 늘었지만 기계 등이 줄어 0.1% 감소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확대돼 1.6%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증가율이 1년 만에 가장 높았지만 건설업의 감소 폭이 확대됐다.

    제조업은 반도체 등 전기, 전자기기 중심으로 2.3% 증가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줄어든 영향으로 1998년 2분기 이후 감소 폭(-5.3%)이 가장 컸다. 농림어업(-4.9%)도 농산물과 축산물 생산이 줄어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업 증가율은 전 분기와 같은 0.5%다. 금융 및 보험,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에서 줄었지만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도소매 및 음식숙박이 늘었다.

    박양수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3분기 성장률이 높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올해 3분기가 낮아 보이는 기저효과 측면이 있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비슷하다"며 "잠재성장률 수준을 생각하면 0%대 중·후반 성장률이 부진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GDP 비중이 가장 큰 4분기에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와 정부 투자 쪽도 기대되는 등 긍정적인 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 2.7%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