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주·전북은행 지난해 연간 실적 '껑충'1위 선점 나선 부산銀, 자산건전성·NIM 불안맥 못추리는 경남銀…톱3 뺏길라 '노심초사'
  • 지방은행들이 지역 거점 산업과 부동산 경기의 동반 침체가 장기화 중인 상황에도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서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부산, 광주, 전북은행이 9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으며 하반기 고성장을 예고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경남, 대구, 광주, 전북 등 5대 지방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1조5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성장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9188억원)을 3분기 만에 돌파한 것이다.

    먼저 부산은행의 경우 지방은행 선두 굳히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지난해 지역 주력산업에 직격탄을 맞아 4분이 800억원대 적자를 낸 만큼 제대로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특히 개별 및 누적 기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이상 급증하며 지난해 순이익(2035억원)을 가볍게 넘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731억원이다.

    이는 3분기 일회성 손익으로 비시장성지분증권 등 평가이익 59억원과 부실채권 매각에 따른 충당금 환입으로 174억원 발생해 핵심이익이 증가한 탓이다.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포함한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1조58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적자 개선을 위해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죈 후 대손충당금(936억원)이 51.7% 급감한 것도 실적 선방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렇듯 실적 지표는 괄목할만한 수준이나 취약한 자산건전성과 순이자마진(NIM)이 하락세인 것은 불안 요인이다. 

    특히 3분기 시장금리 하락과 우량대출 비중 확대 영향으로 대출금리가 하락한 가운데 수신부문 조달금리의 상승으로 3분기 NIM(2.30%)이 전 분기보다 0.10%포인트 하락했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9%로 지난해 말보다 0.24% 개선됐지만 평균 0.7%대인 경쟁은행보다 여전히 높다. 연체율(0.79%)도 지난해 말보다 0.09% 나빠진 것을 감안하면 건전성 관리에 더 힘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덩치가 작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도 이미 지난해 실적을 넘어섰다. 경쟁은행들이 분기마다 오르락내리락 할 때 눈에 띄는 고성장을 이룬 결과다.

    전북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51.4% 급증한 분기 누적 기준 최대인 87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3분기(310억원)만 놓고 봐도 55.2% 급증했다.

    광주은행도 10.0% 증가한 141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금호타이어 매각으로 인한 충당금 환입으로 95억원이 발생한 게 실적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이들의 호실적에는 순이자마진(NIM)의 차별화된 상승세가 한몫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3분기 NIM은 각각 2.36%, 2.52%로 지난해 말보다 0.11%, 0.2%포인트 올랐다. 부산은행(2.30%), 대구은행(2.25%), 경남은행(2.12%)과 비교해도 월등한 편이다. 

    두 은행의 실적 상승 덕에 모회사인 JB금융지주도 역대 최대 실적을 일궈내며 DGB금융지주를 제치고 지방금융 2위에 안착했다. 광주은행의 100% 완전자회사 편입이 마무리된 만큼 4분기부터 JB금융의 수익기반은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은행의 모회사인 DGB금융의 경우 은행 의존도가 90% 이상 높은 탓에 JB금융에 2위 자리를 뺏기게 된 셈이다. 대구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828억원으로 5.9% 증가했지만, 개별 기준으로는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7.8% 하락했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의 자동차·전자 부품업체 등 주력 산업의 부진이 깊어지면서 은행 충당금이 증가한 것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인수가 마무리된 만큼 4분기부터 염가매수차익과 계열사 시너지 효과 등이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5대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분기 연속 고전을 면치 못하는 곳은 경남은행이다. 

    3분기만 놓고 보면 순이익(611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는데, 그나마 일회성 손익이 생긴 탓이다. 비시장성지분증권 등 평가이익이 35억원 발생했다.

    하지만 누적 기준(1698억원)으로는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15.6% 하락했다. 지난 1분기에도 2.1% 감소했고 2분기에는 46.1% 급감한 영향이 크다.

    현재로써는 지방은행 톱3 자리도 위태롭다. 3분기 실적은 경남은행이 광주은행을 앞섰지만 2분기에 밀린 전적이 있고 광주은행의 현 실적 상승세라면 4분기도 장담할 수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이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괄목할만한 성적표를 내놨지만,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지역 산업 침체와 부동산 경기 악화는 은행 성장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은행 의존도를 더 줄이고 계열사 협업을 늘리거나 새로운 먹거리를 깊게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