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합동조사단 "바이패스밸브 열림 전혀 무관… 다른 조건서 화재 발생""다음 달 조사 결과 발표… 필요시 흡기다기관 포함 리콜 방법·확대"
  • ▲ 화재 난 BWM 차량의 EGR과 구멍 뚫린 흡기다기관.ⓒ연합뉴스
    ▲ 화재 난 BWM 차량의 EGR과 구멍 뚫린 흡기다기관.ⓒ연합뉴스
    비엠더블유(BMW) 화재 원인이 BMW 측 주장과 달리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의 바이패스 밸브(우회 밸브)가 일부 열린 채로 고착돼 발생하는 게 아니라 배기가스의 양을 제어하는 EGR 밸브와 관련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추가 리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는 BMW의 화재 원인 분석이 잘못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진단이 틀려 처방이 잘못됐다면 화재 발생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BMW 신뢰도에 다시 치명타가 예상된다.

    비엠더블유(BMW) 화재조사 민관합동조사단은 7일 BMW 측 주장과 다른 실험조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며 EGR 바이패스 밸브 열림 대신 EGR 밸브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EGR 바이패스 밸브는 배기가스를 재순환시킬 때 EGR 냉각기를 거치지 않고 바로 흡기다기관으로 보내주는 장치다. EGR 밸브는 흡입구로 재순환하는 배기가스의 양을 제어하는 밸브다.

    BMW 측은 EGR 쿨러에 누수가 된 상태에서 바이패스 밸브가 일부 열려 화재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고온의 배기가스가 일부 열림으로 고착된 EGR 바이패스 밸브를 통해 공급되면서 불티가 생기고 흡기다기관에 붙은 불티가 흡입된 공기를 만나 불꽃으로 확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사단은 바이패스 밸브 열림 현상은 아직까진 이번 화재 원인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태도다. 그동안 BMW 측에서 화재 발생 조건으로 제시하지 않았던 EGR 밸브가 화재와 관련 있다는 견해다.

    조사단 관계자는 "이는 BMW 측이 진행 중인 EGR 모듈 교체 리콜과 관련해 다른 원이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BMW 측에서 EGR 모듈을 교체했어도 EGR 바이패스 밸브가 개선됐을 뿐, 새롭게 원인으로 지목된 EGR 밸브는 그대로여서 추가 리콜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또한 조사단은 민간에서 제기한 EGR 바이패스 오작동 등으로 말미암은 발화 가능성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차량과 엔진분야로 나눠 확인 시험을 했지만, 화염이나 발화 가능성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BMW 차량화재피해자모임에서 요청한 차량 스트레스 시험과 관련해서도 시험 결과 발화 가능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조사단은 주행거리 8만㎞쯤의 중고차를 사들여 차량 주행시험을 진행했다.

    조사단은 시험을 통해 밝혀진 발화조건과 화재경로를 토대로 현재 진행 중인 리콜의 적정성을 검증할 방침이다. EGR 쿨러 파손의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해 EGR 시스템 제어 관련 프로그램(ECU·전자제어장치)의 발화 연계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부품을 교체한 후 화재가 발생한 차량의 화재 원인을 밝히고자 EGR 모듈 교체 전·후 성능시험을 진행해 EGR 쿨러 결함이나 냉각수 누수 여부와 다른 화재 원인이 있는지 시험을 계속할 계획이다.

    조사단은 "화재 원인을 조속히 규명해 다음 달 중 발표할 예정"이라며 "추가 리콜 등 조치가 필요한 경우 천공이 확인된 흡기다기관을 포함해 리콜 방법 변경과 확대 등을 국토부에 건의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