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 뚜렷… 신라면·불닭볶음면 등 인기
  • ▲ 한국 라면의 일본 수출 실적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 한국 라면의 일본 수출 실적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혐한(嫌韓)과 엔화 약세로 고전했던 국산 라면의 일본 수출 실적이 올해 전년 대비 27% 늘며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대 일본 라면 수출 금액은 총 2240만 달러로 집계됐다. 혐한 여파로 급감했던 라면 수출 금액은 2016년부터 회복세에 접어들어, 최근 5년 중 가장 실적이 적었던 2015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모양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 발간한 '글로벌 매운맛 식품 보고서'에 공개된 대 일본 라면 수출 금액은 2013년 3200만 달러에 달했으나, 이 무렵 일본에 급속히 확산된 한국인 혐오 분위기로 2014년 2448만 달러로 급감, 2015년 1860만 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일본 내 혐한 정서는 경색된 한‧일 외교 관계가 원인이 됐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일본인이)한국에 오고 싶다면 한국의 독립 운동가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계기로 일본 내 반한 감정이 퍼지기 시작해 2014년에는 일제강점기를 정당화하는 내용의 책이 발간되는 등 혐한 정서가 만연, 국산 농식품 수출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후 일본 고교생들 중심으로 '제3의 한류'라 불리는 한국 아이돌 열풍이 불고 농심 등 국내 기업이 적극적 마케팅을 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대일 라면 수출 금액은 2016년 1930만 달러로 반등을 시작해 지난해 2541만 달러(한화 290억원)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일본 내 신라면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1%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심은 일본에서 매년 4월 10일을 '신라면의 날'로 정해 프로모션 하는 등 적극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불닭볶음면, 진라면, 짜파게티 등이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다.

    aT 관계자는 "2015년까지 일본 내 혐한과 엔화 약세에 더해 기름에 튀기지 않은 라면까지 유행하며 한국 라면 수출량이 줄었지만, 한국 기업의 영업과 일본 내 '치즈닭갈비' 붐 영향으로 매운맛이 유행해 한국 라면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