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수혈에도 한 시즌 '반짝' 그쳐

고려개발, 1년 만에 '휘청'..수주액 40% '뚝'

3분기 누계 순익 반토막…대림산업 지분법 손실 누적

이성진 기자 프로필보기 | 2018-11-09 19: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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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개발이 지난해 흑자전환을 이뤄냈지만 1년 만에 다시 고꾸라지면서 모회사 대림산업의 재무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고려개발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그간 지원사격을 마다하지 않았음에도 고려개발에 대한 지분법 손실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개발은 3분기 매출 1302억원, 영업이익 98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각각 7.34%, 9.91% 감소한 수치다.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 감소한 3837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39.4% 줄어든 209억원에 불과했다. 순이익은 95억원으로, 59.4% 감소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흑자전환하면서 2011년부터 6년째 이어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는 듯 했으나 반등 1년 만에 실적이 다시 고꾸라진 것이다. 올 3분기 누적 수주액도 31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250억원에 비해 40.0% 감소했다.

고려개발 측은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정책과 가계부채 감소 대책 이후 민간주택 수주 뿐만 아니라 공공 부문 수주 위축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고려개발은 경기 용인시 성복동 PF사업에 대한 과도한 이자비용과 PF 만기 연장 지연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2011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후 6년간 4528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쌓았다.

2015년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데 이어 2016년 부채비율이 2731%까지 치솟았고 유동비율은 65.1%를 기록하는 등 재무건전성도 취약했다.

고려개발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림산업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열 차례 넘게 자금 대여와 연장을 반복했으며 2016년 1100억원, 지난해 500억원을 출자하는 등 자금 수혈도 감행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고려개발은 지난해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했고 부채비율도 747%로 대폭 감소했다. 성복동 PF 사업도 지난 5월 매각하면서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 보였지만 또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대림산업의 근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대림산업의 고려개발 지분법 손실은 △2014년 181억원 △2015년 83억원 △2016년 273억원 △2017년 30억원 등 매년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도 순손실 11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적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대림산업은 고려개발의 사업 관련 부족자금 및 운전자금 지원 명목으로 500억원을 한도로 내년 말까지 자산담보부 대여도 제공한다.

김가영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대림산업의 대여금은 그룹 규모 등을 고려하면 크지 않은 수준"이라면서도 "다만 고려개발이 민간분양사업 관련 선투입자금 회수지연 및 PF 우발채무 현실화로 재무부담이 높은 수준인데다 주택경기 둔화로 중기적인 실적 유지 여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고려개발이 시공한 고속국도 제30호선 청원~상주간 건설공사. ⓒ고려개발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그룹의 추가 지원 가능성도 생긴다는 점이다. 이 경우 여파가 모회사 대림산업으로 전이될 수도 있다.

한라의 경우 2012년부터 4년간 순손실 9660억원을 누적하는 등 어려움을 겪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제주 소재 골프장 세인트포CC 매각을 추진했다. 당시 세인트포CC 개발사업자 에니스는 당시 법원 회생절차를 밟고 있던 상황이다. 시공사인 한라도 회생채권 일정 부분을 보유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한라홀딩스가 에니스 인수금액 3000억원 중 1300억원을 투자했다.

한라홀딩스는 에니스 인수 과정에서 500억원을 출자해 특수목적법인 한라제주개발(현 제이제이한라)을 설립했다. 이어 한라제주개발이 발행하는 16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매수하기도 했다.

한라홀딩스는 이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하면서 재무안정성 악화로 신용등급이 2016년 'A+'에서 'A'로 강등됐다. 지난해 유동비율도 전년보다 27.6%p 감소한 84.4%에 그쳤다.

두산건설도 2011년부터 적자가 지속되자 그룹 계열사로부터 잇단 지원사격을 받기 시작했다. 최대주주 두산중공업이 2013년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부를 양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이 발행한 4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대신 떠안기도 했다.

㈜두산은 2016년 두산건설의 경기 성남시 분당 부지(301억원)와 두산큐벡스 지분(332억원)을 매입했고, 자회사 디아이피홀딩스를 통해 화공기자재(CPE) 사업부(1172억원)을 양수했다.

이로 인해 ㈜두산,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 4개 기업의 신용등급이 일제히 강등됐다.

이길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당시 "두산중공업은 2015년 주요 자회사의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이 악화된데다 두산건설에 대한 지원부담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두산중공업의 신인도가 저하되면 지주사 두산도 부정적 영향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두산건설은 실적 반등은커녕 좀비기업으로 전락했다.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2016년 HRSG 사업부를 2750억원에 매각했음에도 2011년부터 올 3분기까지 총 2조원이 넘는 순손실을 쌓으면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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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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