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16% 편입 ‘TIGER200 헬스케어’ 투자한 펀드까지 영향‘상장폐지’ 가지 않고 거래 재개돼도 당분간 주가하락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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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14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고의적 분식회계’ 결정을 받고 15일부터 거래정지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국내 시가총액 5위 규모이자 바이오주로서도 2위 규모인 삼성바이오를 편입한 지수와 펀드도 일제히 얼어붙게 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4조5000억원의 분식회계를 고의적으로 저질렀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의 시가총액이 22조 규모기 때문에 이는 상장 실질심사 대상인 시총의 2.5%를 훌쩍 넘는 분식 규모다.

    기업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4일 현재 기준 우리나라에서 운용되고 있는 설정액 10억 원 이상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삼성바이오를 편입하고 있는 펀드는 총 673개에 달한다. 

    이 중에는 설정액이 1조원을 넘는 이른바 ‘공룡 펀드’도 있다. ‘미래에셋TIGER200증권상장지수’와 ‘삼성KODEX레버리지’, ‘KBSTAR200상장지수투자신탁’ 등이 그 대상이다.

    특히 설정액이 2조원을 넘겨 가장 규모가 큰 미래에셋TIGER200의 경우 제약‧바이오 업종에 특화된 TIGER200 헬스케어 ETF에 투자하고 있어 그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해당 펀드의 삼성바이오 투자비중은 20%에 달한다.

    삼성바이오의 거래정지 조치가 직접 투자 주주뿐 아니라 펀드, 지수 등 간접 투자자들에게도 손실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삼성바이오의 거래정지로 인해 이를 기초로 하는 ELW 11개 종목도 동시에 거래정지된다고 밝혔다. 만기평가일이 거래정지 기간에 포함될 경우 만기평가일(최종거래일)이 순연된다.

    단 삼성바이오를 편입한 ETF 73개, ETN 5개 종목은 계속 거래된다. 

    가장 영향이 큰 ETF는 ‘TIGER200 헬스케어’다. 순자산이 129억원에 달하는 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편입비중이 16.38%에 달하며 여기에 투자하고 있는 펀드들도 영향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바이오 펀드 시장에서 대규모 환매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상장폐지’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 요인이 될 수도 있어 환매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밖에도 펀드 가치에서 왜곡 현상이 일어나거나 추후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손실이 일어날 우려도 있다.

    거래소는 “삼성바이오 주식 편입비중에 따라 해당 ETF, ETN의 가격 불안정 및 LP호가스프레드 또는 괴리율 확대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ETF의 순자산 가치도 거래정지기간 동안 공정가치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016년 분식회계 혐의로 거래정지됐던 대우조선해양 역시 이를 포함한 펀드들이 대우조선해양의 가치를 정지 당시 주가를 활용하면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1년3개월만에 거래가 재개됐지만 첫날 시초가 대비 13.39%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