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잔액 10조원대 추락… 10대 건설사 중 최저해외 수주고 1조 불과… 해외 중심 외형 축소 가속
  • ▲ 서울 종로구 소재 대림산업 본사. ⓒ이성진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대림산업 본사. ⓒ이성진 기자
    대림산업이 올 들어 준수한 실적을 이뤄내고 있지만, 곳간이 해외물량을 중심으로 빠르게 비어가면서 외형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20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대림산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205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972억원보다 4.1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58%p 증가한 8.34%를 기록했다. 이는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5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6.83% 수준이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67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43억원보다 49.4% 늘었다.

    유동비율은 13.1%p 증가한 149%로, 5개사 평균 124%를 웃돌았으며 부채비율도 30.0%p 줄어든 116%를 기록하면서 평균인 123%를 하회했다.

    이처럼 영업성적과 재무성과 모두 향상되면서 쾌조의 한 해를 보내고 있지만 수주고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대림산업의 3분기 기준 수주잔액은 16조원으로, 지난해 3분기 24조원보다 31.1%(7조4960억원) 급감했다. 수주잔액이 3분기 기준 10조원대로 추락한 것은 2009년 19조원 이후 9년 만이다.

    이는 시평 상위 10개사 가운데 가장 적은 물량으로, 10개사 평균인 27조원의 59.8%에 불과하다. 대림산업의 3분기 매출이 2조4638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2년치에도 못미친다.

    무엇보다 해외 수주고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매출 역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실제로 대림산업의 해외 수주잔액은 2014년 7조7606억원 이후 △2015년 5조6598억원 △2016년 3조9359억원 △2017년 3조8130억원 등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2015년까지 4조원 이상을 유지했던 해외 매출도 이듬해 2조원대로 추락했다. 이 기간 해외 매출 비중도 43.5%에서 17.2%로 쪼그라들었다.

    올 3분기 누적 해외 매출도 지난해 3분기보다 22.2% 감소한 1조2625억원에 그친 데다 그간 외형 성장을 견인했던 주택 부문에서도 매출 감소가 발생하면서 총 매출은 8조2568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9조448억원보다 8.71% 축소된 것이다.

    대림산업의 3분기 기준 해외 수주잔액은 1조원으로, 지난해 3분기 4조원에 비해 3조원이 증발한 가운데 신규수주도 원활히 진행되지 않으면서 외형 축소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대림산업의 올 들어 해외 신규수주는 1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억달러보다 58.7% 감소했다. 

    지난달 1조원 규모의 사우디 마덴 암모니아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면서 올해 목표치는 달성했지만, 대림산업의 보수적인 해외 수주전략과 미국의 이란 제재 여파로 이스파한 정유회사와 지난해 맺은 2조2000억원 규모의 공사계약을 해지하는 악재가 겹치는 등 급격히 감소한 수주고를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림산업의 내년 매출은 주택 분양물량 감소와 해외 수주잔고 부족 등으로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인도기준이 적용되는 자체사업 준공과 저마진 건축 현장 종료 등으로 영업이익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