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법인 누적 매출 1조5천억 육박… 설립 5년만에 '폭풍성장'필리핀 이어 태국법인 '흑자'… 中 밀어내고 새로운 생산거점 '우뚝'
  • 삼성전기가 동남아 지역에서 1년만에 매출을 두배 가까이 키우며 폭풍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베트남 법인 매출은 올 3분기까지 1조 5000억 원에 육박하며 매출 1등 공신인 중국 심천법인의 자리를 넘보는 수준이다. 

    매출 뿐만 아니라 이익 측면에서도 베트남과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법인이 안정적으로 흑자를 기록하며 삼성전기 역대 최대 실적에 힘을 보탰다.

    21일 삼성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 3분기까지 동남아 지역에서 1조 204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은 6273억 원이었는데 1년 새 2배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쓰고 있는 삼성전기는 동남아 지역 외에도 중국, 미주, 유럽 등 대부분 지역에서 매출 볼륨을 키웠다. 중국에서도 2조 300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지만 성장률로는 동남아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그 중에서도 베트남 법인은 올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조 4540억 원(내부매출 포함)의 매출을 기록하며 중국 심천법인(1조 5348억 원)에 이어 두번째로 큰 실적을 냈다. 지난 2013년 설립돼 불과 5년 만에 실적 양대 축으로 거듭난 셈이다.

    베트남 법인은 삼성전기의 실적 효자품목인 카메라 모듈과 고밀도다층기판(HDI)을 생산한다. 내년부터는 HDI에 반도체 기판 제조 공법을 접목한 SLP가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채택될 것으로 관측되며 또 한번의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동남아는 매출 뿐만 아니라 수익 측면으로도 삼성전기에게 중요 지역으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다. 베트남과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법인 모두가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흑자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세 법인이 올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순이익만 1600억 원이 넘는다. 같은 기간 삼성전기 전체 순이익은 4933억 원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동남아에서만 이익의 30% 넘게 벌어들인 것이다. 베트남 법인은 1040억 원으로 이익규모가 가장 컸고 필리핀 법인도 486억 원, 태국 법인은 83억 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최대 매출처인 중국지역과 비교하면 동남아 법인들의 수익성은 더 눈에 띈다. 중국 법인들의 경우 몸집은 크지만 수익이 들쭉날쭉해 전체 이익 기여도 측면에선 동남아에 뒤지는 상황이다. 

    베트남 법인과 비슷한 수준의 순이익을 내는 천진 법인이나 매해 500억 원 수준의 이익을 내는 동관 법인처럼 안정적인 곳도 있지만 쿤산법인의 경우 올해만 벌써 560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에서 스마트폰 생산을 줄이고 있는 삼성전자의 영향을 쿤산법인이 고스란히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의 동남아 중심 실적 구조가 올해를 기점으로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매출의 상당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베트남 생산을 확대하며 이에 따른 투자에도 속도를 높여가고 있어 삼성전기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들도 베트남 중심 생산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