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재편 가속… 김승연 회장, 방산 힘 실어주러 베트남行 예정방산부문, 안보환경 변화와 매출 감소 위기… 태양광도 무역전쟁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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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택한 태양광과 방산 산업 전망을 놓고 업계에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한화는 특정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주력산업 체질 개선을 통해 자체 기술력을 키워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는 화학·태양광·방산을 축으로 사업을 집중하고 계열사 재편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화가 자동차 부품 사업을 매각했다. 기존사업과 연계성이 없는 사업을 정리하고 주력사업을 더욱 육성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앞서 한화는 지난 8월 미래 성장 동력으로 태양광 사업과 방위산업, 석유화학을 꼽고 향후 5년 동안 22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한 해 평균 투자액을 계산하면, 4조4000억원으로 최근 3년 연평균(3조2000억원)보다 37% 많다.

    특히, 이 중 13조원 이상을 태양광과 방산에 투입한다. 태양광발전 사업에는 9조원, 항공기부품과 방위산업 분야에는 4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이를 통해 현재 70조원 수준인 연 매출을 2023년에는 10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김승연 회장도 직접 나서서 힘을 보탠다. 김 회장은 내달 초 항공기엔진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베트남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하노이를 방문한다. 김 회장의 베트남 방문은 지난 2011년 이후 7년 만으로 항공방산 부문 강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재계는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한화의 대규모 투자 계획에도 해당 산업 전망은 마냥 좋지만은 않다.

    태양광, 방산 부문 모두 대내외적인 이유로 어두운 전망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상승했지만,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방산부문의 경우, 남북관계 개선으로 인한 안보환경 변화에 따른 우려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걱정이다. 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국내 상위 10개 방산업체 매출이 2016년에 비해 12.9% 감소했다. 방산업계 스스로도 급변하는 방산수출 환경에서 기존의 전략과 지원만으로는 위기극복이 어렵다고 진단하고 있다.

    태양광 부문도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의 정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무엇보다 무역전쟁 여파가 계속되면서 전반적인 태양광 수요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수입 태양광 모듈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원가부담이 가중돼 주요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가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화는 이런 전망에도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래무기는 줄어들고 첨단무기가 늘어나게 되면 방산업계에 양면적 영향을 가져다 준다"며 "한화는 첨단무기에도 특화돼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4분기에는 방산사업 수익성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엔진·부품사업에서 대규모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3분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냈지만 4분기 성수기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태양광 부문에서도 양호한 실적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화의 전체 태양광 셀 및 모듈 생산규모는 각각 8.0GW로 셀 생산은 2018년 기준 세계 1위다. 한화는 태양광 사업의 지분구조를 단순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한화의 태양광 부문에서 올 하반기 이후 중단기 태양광 업황 반등에 따른 실적 회복이 예상되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태양광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면서 투자 부담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태양광 부문의 실적이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