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적 아이디어 내고 실행할 수 있는 자유시간 누려야""마음 맞는 사람과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시너지 커져"
  • 신석진 제일기획 아트디렉터. ⓒ뉴데일리
    ▲ 신석진 제일기획 아트디렉터. ⓒ뉴데일리
    "매일 바쁜 현업에만 매달리다보면 정말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시간을 내지 못할때가 많죠. 내가 주도하는 아이디어를 실행시킬 수 있었던 힘은 바쁜 일과 속 20%의 자유 시간이 만든 창의력이었습니다." 

    현업의 격무에 시달리면서 자기주도적인 아이디어를 꾸준히 실행시켜 목표를 이룬다는 것은 바쁜 현대 직장인들에게는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으로 느껴진다. 

    신석진 제일기획 글로벌 제작본부 아트디렉터는 이들에게 무작정 시간을 쪼개 열심히 하라는 조언 대신 '20%의 자유시간을 즐겨라'라는 다소 엉뚱한 제안을 던졌다.

    신석진 아트디렉터는 22일 '제일세미나' 강단에 올라 '20%의 자유시간이 만든 창의력'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10년 전 신입사원 시절 매주 토요일 오전 동료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즐겼던 자유시간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신 아트디렉터는 "광고를 만드는 것도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이디어 내는 것을 더 좋아한다"며 "매주 토요일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만나 커피를 마시며 우리에게 주어진 업무가 아닌, 우리가 하고 싶은 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편하게 나누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커피를 마시다보니 자연스럽게 커피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당시 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스타벅스를 누르고 던킨도넛 커피가 1위를 차지했는데 그 결과가 매우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신석진 아트디렉터는 이후 동료들과 함께 던킨도넛의 커피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바꾸고 매출도 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공감각 광고' 아이디어였다.

    조향사와 함께 던킨도넛 커피 향과 가장 유사한 향을 만들고 이를 서울 시내 버스 안에 설치한 뒤, 던킨도넛 매장 앞 정류장을 지날때 광고 멘트, 던킨도넛 음악과 함께 향을 분사하는 아이디어였다.

    그는 이 아이디어를 들고 던킨도넛을 찾아가 광고주를 직접 설득했다. 던킨도넛 측에서는 이 아이디어를 마음에 들어했고 즉시 실제 캠페인으로 활용했다. 이후 던킨도넛의 방문객 수는 16%가 증가했고 커피 매출은 29% 늘었다.

    신석진 아트디렉터는 "동료들과 같이 이야기하면서 상상만 했던 아이디어가 실제 캠페인으로 세상에 론칭된 첫번째 프로젝트였다"며 "그때의 짜릿함을 잊을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 신석진 제일기획 아트디렉터. ⓒ뉴데일리
    ▲ 신석진 제일기획 아트디렉터. ⓒ뉴데일리
    이후 그는 토요일 오전 외에도 매일 주어진 2시간의 점심 시간과 자투리 시간을 아이디어를 내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신석진 아트디렉터는 "제일기획은 점심시간이 2시간으로 긴 편"이라며 "이 시간에도 주로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커피 한 잔 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동료, 친구들과 함께 보낸 20%의 자유시간은 창의력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함께 난민에 대한 현실을 일깨워 준 '보이지 않는 사람들(Invisible People)' 캠페인, 휴전선 철조망으로 피아노를 만들어 연주한 '통일의 피아노' 프로젝트, 현재 삼성전자 빅스비와 진행하고 있는 AI(인공지능) 기반의 보이스포에버(#VoiceForever) 프로젝트도 모두 20%의 자유시간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던킨도넛' 프로젝트와 '보이지 않는 사람들', '통일의 피아노' 프로젝트는 세계 최고 권위의 광고제인 칸 라이언즈에서 수상했으며 '보이스포에버'는 유튜브 광고영상 사상 최단 기간 1억뷰를 돌파했다.

    신 아트디렉터는 "광고 캠페인이나 대형 프로젝트는 적게는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스태프가 함께하는 그룹 협업"이라며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면 의무가 되지만 마음 잘 맞는 사람들이 의기투합해서 자기주도적으로 하면 정말 좋은 결과가 나올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쁜 실무를 하면서 자유시간에 자기주도적인 캠페인을 병행하는 것은 결코 쉽지는 않다"면서도 "실제 업무를 진행하면서 쌓이는 네트워크와 경험치를 축적해 자유시간에 나온 창의력과 결합한다면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많은 직장인들이 매일 바쁘게 살면서 격무에 시달리지만 자기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것을 하는 20%의 자유시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지만 이를 실제로 실행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