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피해 고객 보상액 수백억원대 예상 복구기간 길어져 브랜드 가치‧영업력 타격도
  • ▲ KT 아현지사 화재 현장. ⓒ 연합뉴스
    ▲ KT 아현지사 화재 현장. ⓒ 연합뉴스
    KT 지사 화재 여파로 대규모 통신마비가 일어나면서 증시에도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11시경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에 대형 화재가 발생해 당일 수도권 일대에 대규모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로 장애가 보고된 지역은 서대문구와 마포구, 중구 일대와 은평구, 여의도, 경기 고양시 일부 지역까지 여파가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발생한 지 이틀여가 지난 26일 현재 대부분의 인터넷 회선 등이 복구됐지만 통신망 완전 복구는 최대 일주일 가량으로 길어질 전망이다. 이에 회사 측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26일 오전 9시15분경 KT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15%까지 하락했다가 다소 회복세를 보였다. 경쟁사인 SK텔레콤마저 1%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며 10시24분 현재 기준 1.24% 올랐다. 아직까지는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당초 KT는 4분기 실적 기대감, 내년 3월부터 개시될 5G 등 호재가 기다리고 있는 시점이었으나 이번 화재로 타격을 면치 못하게 됐다.

    특히 이번 화재로 통신장애 피해를 입은 고객들의 불만이 빗발치자 유무선 고객에 대한 1개월 요금감면 보상안을 내놓으면서 이에 따른 비용 발생도 감안해야 한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각 서비스별 요금수준을 감안하면 보상금은 총 317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1971억원 대비 16.1% 수준에 달한다”고 내다봤다.

    또 “피해 지역에서 이동통신에 가입하고 있는 가입자가 66만명으로 추정되며 3분기 휴대폰 ARPU(가입자당 평균 지불금)이 2만6217원임을 고려하면 무선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보상액은 239억원 수준”이며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21만5000명으로 추산하면 43억원, IPTV 보상액은 35억원 가량”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2014년 3월 SK텔레콤은 약 5시간40분간 통신 장애 사태를 겪은 후 3거래일 연속 주가가 조정을 받은 사례가 있다.

    SK텔레콤도 당시 고객 560만명에게 약관보다 많은 기본요금의 10배를 보상했다.

    그러나 당시 SK텔레콤의 사례는 일시적인 사고에 그쳤던 반면 이번 KT 사고는 복구가 보다 장기적이고 피해 범위가 넓다는 점이 치명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망 완전 복구까지 최대 일주일이 예측되는 상황으로 이는 최근 15년 내 최장시간”이라며 “장시간, 전방위 통신장애 이슈가 브랜드의 영업력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존 보상안에 더해 카드결제가 되지 않아 손님을 놓친 소상공인들의 피해까지 감안하는 파격적 보상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여전히 긍정적인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장민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국망 피해가 아닌 일부 지역 피해이나 복구시간이 오래 걸린 점이 금액 산정의 변수가 될 것”이라며 “당초 4분기 임금협상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2분기에 선반영돼 실적 기대감이 높았지만 이번 화재로 일회성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주가 측면에서는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저평가 구간이고 5G 상용화 기대감에 따른 상승 기회가 여전히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